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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대신 일 잘하는 ‘미스 김’을 뽑자

한겨레신문 2013.04.11 04:02 조회 수 : 6049

‘낙하산’ 대신 일 잘하는 ‘미스 김’을 뽑자
한겨레
낙하산 인사.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낙하산’ 예고…바람타는 공기업·금융권
“달라지는 건 경영진 사무실 인테리어뿐”

#1. 산업은행에서 일하는 장규직(가명)씨는 9일 홍기택 산은지주금융 회장의 취임식을 보며 올해도 ‘역시’라는 생각을 했다. “민유성 회장(2008년 3월 취임)은 투자은행(IB) 출신으로 특수 금융만 했고, 강만수 회장(2011년 3월)은 수신기반 확충에만 매달렸다. 기업금융 대출이 중요한 산은은 온데간데 없었다.” 장씨는 홍기택 회장이 직전 두 회장이 추진하던 ‘산은 민영화’를 백지화하는 것을 보며 ‘또 뒤집히네’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낙하산 인사가 업무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엉뚱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직원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태죠.”

#2. 케이티(KT)의 김만년(가명)씨는 매년 임원 인사를 볼 때마다 씁쓸하다. “임원을 경력직으로 외부에서 많이 데려오는데, 오면 항상 하는 얘기가 케이티 조직이 구태의연하고 타성에 젖어 있다고 말하죠.” 김씨는 “하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 이젠 내부도 많이 바뀌었는데, 맨날 그렇게 말하면 일할 맛이 나겠습니까”라고 토로한다. 케이티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부 경영진이 들어오는 홍역을 겪은 바 있다. 김씨는 “꼭 내부 사람이 더 잘 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배제할 필요는 없지 않냐”고 되물으며 “낙하산으로 들어온 인력이 훨씬 고임금인데도 불구하고 성과가 없으면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3. “줄서기가 정말 많아졌다.” 기술보증기금의 이소신(가명)씨는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이렇게 말했다. “낙하산이 와서 조직을 장악하려면 짧은 시간 내에 자기 사람을 만들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능력 안되는 사람들이 한 사람만 바라보며 줄을 서는 거다.” 이씨는 이 때문에 “예전에 능력이 없거나 잘못을 해서 한직으로 나간 사람이 최고경영자가 바뀐 뒤 갑자기 승진해서 화려하게 돌아오는 것을 봤다”며 혀를 찼다. 그는 “결국 조직 내부에선 열심히 일하자는 꿈이 사라지고, 바뀌는 건 수천만원 들인 경영진의 사무실 인테리어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책 일관성 온데간데 없고
조직내 ‘줄서기’만 늘어나
공감대 못이끌어내 대부분 실패
“내외부 공모로 투명한 선임을”

공기업과 금융권 회사들에 이른바 ‘낙하산’ 투하가 예고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출범 뒤 ‘국정 철학’을 꺼내들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공공기관장의 잔여임기가 있어도 필요하면 교체를 건의하겠다’고 화답한 상태다. 회사와 관련된 전문 능력을 검증하지 못한 인물이 최고경영자(CEO)나 이사 등으로 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이를 바라보는 공기업·금융권 직장인들의 시선은 착잡하다. 일이 손에 안 잡힌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회장님 상황 때문에 지금 새 사업을 한다 만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낙하산’에 대한 이들의 반응은 자신의 자리가 위태롭거나, 연봉이 깎이는 등의 현실적 문제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낙하산’이 온 뒤 기업의 성과가 좋아졌다는 자료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국적 컨설팅 회사인 부즈알렌해밀턴의 2008년 조사 결과를 보면, 내부 출신의 시이오가 외부 영입 시이오에 견줘 높은 성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온다. 북미 기업을 대상으로 2007년 주주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시이오가 내부 출신인 경우는 3%, 외부영입의 경우 -1.4%로 나타났다. 포스코경영연구소가 4월에 낸 ‘지속적 고성과 창출 기업의 비밀’ 보고서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세계적으로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이며, 지난 10년간 순이익이 매년 5% 이상 성장한 기업이 단 10개가 있는데, 이들 기업의 특징은 최고경영자가 전원 내부 승진자였다. 보고서는 리더십의 일관성을 지키는 게 기업 전략의 일관성과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방송 드라마 ‘직장의 신’

권상술 세계경영연구원 교수는 외부영입 시이오나 임원이 실패하는 이유는 기업 내부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권 교수는 “외부에서 고위직을 훅 뿌리면 내부에서 느끼는 허탈감과 상실감이 크다. 들어온 사람도 단기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압박 때문에 조직과 마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영자의 실력도 기업 조직문화 속에서 발휘되는데, 아무리 다른 조직에서 날고 긴 사람도 이런 상황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기업의 시이오를 공모를 통해 투명하게 뽑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내외부 모두에 지원자격을 열고, 정부는 선임과정에서 뒤로 빠지자는 것이다. “외부인사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공기업의 목적과 그걸 잘 실현할 사람을 뽑게 되면 낙하산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일반 기업처럼 대주주의 입맛대로 임명하는 게 아니라, 공기업답게 공익성을 실현할 사람을 투명하게 뽑아야 조직의 사기도 살고, 성과도 나온다는 얘기다.

이완 송경화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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