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카르텔을 해부하다 1.
- 그들은 더 이상 통신회사가 아니다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함용식
미래경영연구소는 이동통신기기와 통신료의 비합리적인 가격체계, 그리고 이것을 가능케하는 통신업계-관료-정계의 카르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안을 전격 해부할뿐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제시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새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중요성도 드러날 것입니다. 글은 3회로 나눠서 올립니다.
1. 한국의 3대 통신사, SK, LG, KT, 이들은 더 이상 통신회사가 아니다. 왜냐하면 통신회사라면 스스로 통신기술을개발하고 관련 핵심 장비들을 설계 혹은 제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1세대통신(1G) 즉, 음성 통화만 가능했던 아날로그 이동통신기술 까지는 당시 유일한 이동통신 회사였던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의 전신)이 해당 기술 및 관련 장비들을 직접 개발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던 2세대(2G) 통신 기술, 바로 CDMA(<input name="assist" value="code" type="hidden" />Code <input name="assist" value="division" type="hidden" />Division <input name="assist" value="multiple" type="hidden" />Multiple <input name="assist" value="access" type="hidden" />Access: 코드분할다중접속)란 기술을 『퀄컴』이란 미국의 일개 중소기업이 개발하며, 통신 기술이란 것은 통신회사의 전유물이 더 이상 아니게 되었다.
<참고 : 이동통신 세대 구분>
세대 |
내용 |
핵심 기술 |
1G |
음성 |
아날로그 |
2G |
음성, 문자 |
CDMA (디지털로 넘어온 첫 세대 기술) |
3G |
음성, 문자 + 영상 |
IMT2000 (W-CDMA) |
4G |
모든 것 |
LTE(Long Term Evolution), 완전 4세대가 아닌 3.9G로 명명됨. 4G 표준은 협의중 |
2. 통신 기술의 탈 통신사 현상은 3G, 4G로 넘어가며 더욱 심화되었다. 이 때부터 삼성, 에릭슨, 지멘스 같은 회사들이 통신 기술을 독점하며, 소위 한국의 3대 통신사들은 이들 삼성, 에릭슨, 지멘스 같은 핵심기술 보유회사들이 제안하는 기술제안서대로 통신 사업을 운영하는 꼭두각시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핵심기술 보유회사들은 자기네들이 개발한 2G, 3G, 4G 교환기를 팔아먹으며, 또는 해당 장비들을 유지 보수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고있다.
물론 이 것은 그들 3대통신사 입장에선 기분 좋은 꼭두각시였다. 수입은 이 전보다 몇 배가 늘었으니.
3. 꼭두각시가 된 입장에서 어찌하여 수입은 몇 배가 늘었단 말인가?
첫째, 기본적으로 이동통신이 대중화되며 통신비 자체가 몇 배로 올랐다. 이 과정에서 생겨난 개념으로, 아푸(ARPU : Average Revenue Per User)라는것이 있다. 이동통신 사용자 일인당 평균 매출액이라는 뜻으로, 한 사람의 이동통신 사용료와 회사 매출액의 관계를 한 단어로 집약/간략화 시킨 개념이다. 따라서 『아푸』가 내려가면 회사 전체 매출이 내려가고 아푸가 올라가면 회사 전체 매출이 올라가는 바, SK, KT, LG같은 이동통신 회사들은 이 『아푸』라는 것에 목숨을 건다. 이 것이 바로 통신사들이 굳이 99,000원 통화 무제한 서비스 같은 고가의 통신 서비스를 자꾸 내놓으며, 반면에 저렴한 통신 서비스는 은밀히 배제하는 이유이다. 이 문제에 대해선 『통신업계 카르텔을 해부하다 2. – 가격 체계 해부』 편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한다.
둘째, 통신사들은 통신 기술 및 장비의 개발을 거의 대부분 포기 혹은 전략적 배제를 함으로서 회사 인건비를 대폭 줄였다. 다시말해 연봉이 높은 고급 기술인력들은 모두 내보내고, 싼 임금의 마케팅 인력, 쉽게 말해 콜센타 직원들만 남겨놓은 것이다. 과연 통신사들은 통신사이기를 포기하고 단순 통신 서비스 회사로 전락될만 했다.
4. 그런데 아직 가장 중요한 부분은 건들지 않았다. 바로 통신사들의 금융사化 이다.
무슨 뜻인가?
바로 이자를 먹고 사는 회사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현재 스마트폰은 최신 사양일 경우 100만원을 호가한다. 대부분의 구매자들은 당연히 일시불보다는 24~36개월 할부로 사게 된다. 바로 이 할부 과정에서 통신사들은 대략 5%의 이자를 떼어가는 것이다.
이 것은 마치 자동차회사와 금융사와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자동차회사는 당연히 할부로 판매해야 매출을 늘릴 수 있고 금융사는 이 사업에 끼어들어야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 자동차회사와 금융사의 합작이 이루어진다. 가끔 소비자들이 현대차를 구매했는데, 할부금 청구서는 현대자동차가 아니라 현대캐피탈에서 날아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이다.
그런데 통신사들은 본인들이 핸드폰 판매는 물론 금융 기능까지 독차지하고 있으니 자동차회사는 아직 그들보다 몇 수 아래이다.
이동통신 대금은 무조건 현금 결재이다. 어음도 수표도 통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5%라는 이자는 왠만한 금융상품이 따라오지 못할 최고 수준의 이자율이다. 이로 인해, 매 달 원금 수천억원을 제외하고도 이자수익만 수백억이 꼬박 꼬박 들어온다. 이 보다 좋은 사업이 어디있는가?
<통신사 월 현금 유입 (단순 계산)>
-모 통신사 고객 1천만명, ARPU 5만원 가정- ①매달 유입 원금 : 1천만 Ⅹ 5만원 = 5천억원 ②매달 이자 소득 : 5천억원 Ⅹ 0.05 = 250억원 |
통신사의 금융사化, 이런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 언론, 정계, 관료..몰라서 가만히 있는가, 아니면 알아도 침묵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