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2년 고용계수 따져보니
삼성 0.5명, 현대차 0.3명, SK 0.7명
매출 증가 비해 고용 기여 낮아
CJ·신세계는 2명 이상 늘어
고용유발 효과 큰 서비스업 주력탓
국내 20대 그룹 가운데 2009~2012년 사이 매출 10억원이 늘어날 때 고용이 1명 이상 늘린 곳은 케이티(KT), 씨제이(CJ), 신세계, 두산, 엘지(LG), 대우조선해양, 롯데, 에스티엑스(STX), 한화 등 9곳 뿐 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16일, 20대 그룹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밝힌 ‘대기업집단현황’을 분석해 확인한 결과로, 기업들의 실적이 고용으로 잘 연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국내 20대 그룹의 2009년 직원 수는 총 85만4627명이었고, 2012년에는 113만579명으로 27만5952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42조원에서 1266조원으로 증가했다. 고용 증가율(32.3%)보다 매출 증가율(50.4%)이 18.1%포인트 높아, 고용계수는 평균 0.6에 그쳤다. 고용계수는 매출이 10억원 늘어날 때 고용 증가 인원을 뜻하는 것으로, ‘1’ 이상은 1명 이상 늘어났음을 뜻한다.
직원을 가장 많이 늘린 그룹은 삼성(4만9311명)이었고, 에스케이(SKㆍ4만1267명), 엘지(4만596명), 케이티(2만3798명), 현대차(2만3083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삼성과 현대차, 에스케이 등 3대 그룹이 20대 그룹 전체 매출 가운데 각각 24.6%, 13%, 12.2%로 절반 가량(49.8%)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증가 대비 고용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기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그룹의 고용계수는 각각 0.5, 0.3, 0.7로 전체에서 12위, 15위, 10위 수준이었다.
고용계수 측면에서는 케이티와 씨제이, 신세계로 각각 2.5, 2.4, 2.0으로 2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케이티는 114안내 및 콜센터 위탁업무를 하는 케이티씨에스(KTCS)와 케이티스(KTIS)가 2001년 분사됐다가 2010년 다시 계열사로 편입돼 1만3천여명의 직원이 늘어난 데서 비롯됐다.
고용계수가 높은 그룹은 서비스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곳이었다. 씨제이의 직원수는 2009년 3만435명에서
2012년 4만6471명으로 1만6036명이 늘어났고, 매출은 9조원에서 16조원으로 커졌다. 신세계 역시 같은 기간 12조원에서 17조원으로 매출이 느는 동안 직원 수는 3만435명에서 4만6471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고용계수는 각각 2.4, 2.0으로 나와 국내 1위 그룹인 삼성(0.5)보다 훨씬 높았다.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서비스업의 특성과 함께, 주로 국내에 투자를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씨제이는 지난해 투자액 2조8700억원 가운데 국내 투자액이 2조1700억원으로 75.6%에 이른다.
씨제이 관계자는 “재계 순위에 비해 채용 인력이 많은 것은 콘텐츠 및 서비스 사업과 같은 일자리 창출형 사업을 많이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업종 특성상 청년층 중심으로 고용 창출이 이뤄져 청년 실업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쪽은 “새로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출점해 고용 창출이 늘었다. 직접 고객과 마주봐야 하기 때문에 제조업보다 많은 인력을 채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후장대형’ 업종인 조선·정유·철강 등의 업종은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이 고용계수 0.1로 20대 그룹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쪽은 “매출 대비 고용이 적은 오일뱅크를 인수해 고용계수가 낮게 나온 것이다. 조선업의 업황부진에도 2012년 2800명을 채용하는 등 고용 안정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와 엘에스(LS)의 고용계수는 0.2, 포스코, 현대차, 지에스(GS) 등은 0.3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