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KT가 오는 30일부터 일주일간 영업정지를 앞두자 미리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대거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통사들이 과도한 보조금으로 인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영업정지 등 강도 높은 제재를 받은 지 5일 만에 다시금 보조금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2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23일 번호이동 숫자는 시장 과열 기준인 2만4000건을 넘은 2만5118건을 기록했다. 7월 둘째주와 셋째주 평일에 1만건 후반대에서 2만 건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방통위 징계안이 발표된 18일에는 1만7302건으로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징계 5일만에 다시금 불법 보조금이 투입되면서 시장 과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장 과열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KT를 가장 유력하게 꼽고 있다. 방통위가 사상 처음으로 KT 단독 영업 정지 7일이라는 강수를 두자 이 기간 동안 경쟁사에게 가입자를 뺏길 것을 대비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보조금을 투입, 신규 가입자 유치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KT는 이러한 보조금 투입으로 방통위의 징계안 발표 이후 6일간 번호이동 가입자 감소폭을 대폭 줄이면서 번호이동 고객을 다수 늘렸다. 방통위 징계안 발표 이전인 1일부터 17일까지 번호이동으로 인한 가입자 감소폭이 SK텔레콤은 -1만4367명, KT는 -1만9304명을 기록하고 LG유플러스는 3만3671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방통위의 징계안 발표 이후 SK텔레콤은 -6952명, KT는 -1997명, LG유플러스는 8949명을 기록하면서 KT가 가입자 감소폭을 1만7307명이나 줄이며 가장 큰 성과를 보였다. 실제로 23일 새벽 한 온라인 버스폰 카페에서는 KT의 삼성전자 갤럭시S4가 할부원금 28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통상 경쟁사의 갤럭시S4의 할부원금이 50만원 후반대 인 것에 비하면 30만원 정도 많은 보조금이 투입됐다. 심지어 방통위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암호화 된 글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불법 보조금을 지금했다.
더군다나 현재 방통위에서는 2차 시장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1차 조사에서도 KT는 95점이나 되는 벌점을 맞으면서 가장 많은 불법을 저질렀지만 단독 영업 정지를 당하게 되자 오히려 가입자를 뺏기는 것을 막기 위해 과도한 보조금 투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다시는 불법 보조금 투입을 하지 않겠다는 이통사 임원들의 다짐이 무색해지고 있다"면서 "KT는 영업정지 전날까지 이러한 보조금 투입을 늘리면서 신규 가입자 유치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