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KT 사내벤처캐피탈 조직 통폐합…기능축소
전략적 유인 부족으로 도입취지 못살려 위축
더벨 김경은 기자2013.08.09 11:12
더벨 이 기사는 08월08일(14:3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KT가 사내 벤처투자 조직을 통폐합했다. KT는 1996년 사내벤처캐피탈(CVC)을 처음 도입해 주목을 받았지만, 전략적 유인 부족으로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8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KT는 인력을 절반 가량 줄여 사내 벤처투자팀을 전략투자팀으로 통폐합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벤처투자 기능은 남겨뒀지만 기존 팀장급 포함 7~8명의 벤처투자 인력 중 2명은 전략투자 사업에 재배치하는 등 CVC 투자 기능을 대폭 축소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사내벤처캐피탈(Corporate Venture CapitalㆍCVC)은 기업의 사업 다각화 목적으로 신규시장 진출 핵심 역량을 갖추기 위해 미국의 대기업이 1940년대 도입했다. 국내는 1996년 KT를 비롯, 삼성SDS, LGCNS 등이 CVC를 본격 출범시켰다. 2000년 일어난 벤처붐은 CVC를 급속히 확산 시켜, NHN, 인터파크 등도 뛰어들었다. CVC 투자가 성공하려면 기존 조직과 독립된 조직 운영 및 자금 운영이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하지만 KT는 사업 다각화 및 신규 시장 진출 측면에서 전략적 유인을 발굴하지 못하면서 조직 개편 및 자금 집행 지연, 인력 교체 등이 수시로 발생했다. 조직 통폐합 이전에는 예산 삭감 명목으로 본사 조직과 분리돼 운영됐던 사무실이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로 옮겨가는가 하면, CVC에 배정되기로 한 자금 역시 수시 감사 결과에 따라 자금 배정이 미뤄져 투자재원 부족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분위기가 벤처 투자에 대한 공감이 형성돼 있지 않다면, 경영진이 교체될 때마다 팀의 존폐가 좌지우지 된다"며 "특히 운영의 독립성이 필요한 벤처캐피탈 투자에 외풍이 많으면 제대로된 투자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KT 역시 2009년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CVC 위상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T 측은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출자 사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고, 인력을 다시 7명으로 늘려 전략투자팀 내에서 벤처투자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기능 축소는 아니다"라며 "KT는 올 초 콘텐츠 생태계 동반성장 1000억 원 펀드 조성을 발표하는 등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 KT가 운영 중인 투자조합 수는 7개(총 규모 2000억 원)로 이 중 4개 조합은 외부 벤처캐피탈에 위탁을 주는 출자 사업이다. KT CVC가 운영하는 벤처조합은 'KT신사업투자조합1호'와 'KT전략투자조합1·2호' 등 총 3개, 500억 원 수준이다. KT전략투자조합은 KT에서 전략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국한돼 투자가 진행되기 때문에, 다양한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CVC 투자는 KT신사업투자조합1호(약정액 220억 원)이 전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