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보험영업을 하는 박모(39)씨는 최근 휴대폰으로 고객들에게 단체 문자를 발송하다가 갑자기 문자메시지서비스(SMS)가 차단돼 큰 불편을 겪었다.

박씨는 업무상 평소 통화량이 많아 매월 10만원이 넘는 LTE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해왔다.

단말기 고장 등이 의심돼 이동통신사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하루에 보낼 수 있는 문자량을 초과해 통신사가 임의로 문자 발송을 차단했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센터측은 또 월 문자 서비스 2000건을 초과하면 익월까지 문자 발송이 완전히 제한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정 금액만 내면 음성과 문자를 마음껏 쓴다’는 이동통신 3사의 무제한 요금제가 실제로는 제각각 제한을 두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상담센터 직원끼리도 혼선을 빚는 등 이러한 내용을 고객들에 고지해야 하는 이통사들이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무제한 요금제라 해도 일일 문자 사용 500건을 초과하면 발송을 차단한다. 음성의 경우 600분 이상 월 이용 횟수가 3일을 넘기면 통화가 제한된다.

SK텔레콤 상담센터 직원은 “무제한 요금제라도 문자 500건, 음성 600분은 정상적인 사용패턴이 아니라고 판단해 사용을 제한키로 한 것”이라며 “다만 스팸관리센터등을 통해 불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면 예외적으로 무제한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인이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를 되묻자 “좀 더 알아봐야 한다”면서 말꼬리를 흐렸다.

SK텔레콤의 다른 상담 직원은 “하루에 문자 200건씩 월 10회를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해)요금이 부과 되고, 하루 500건 이상 발송하면 문자 발송 자체가 차단된다”며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홈페이지에는‘불법·상업적 악용 사례 발견 시 해당 월 무제한 혜택 중단 및 유료과금 전환 (1.8원/초)’이라고만 명시돼 있어 고객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T는 하루 문자 500건을 초과하면 차단됐다가 익일 0시에 사용이 재개된다. 499건씩만 쓴다면 제한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KT고객센터의 설명이다. 음성은 일일 600분을 초과한 횟수가 월 3회를 넘으면 이후로는 다른 요금제로 전환돼 과금이 된다. 다만 내부적으로 어떤 요금제로 변경이 될지 결정이 안된 사안이라며 애매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KT고객센터의 다른 직원은 최근 3개월간 통화 요금을 탈없이 납부했다면 별도로 이의 신청할 경우 예외없이 100% 무제한 문자·음성 사용이 가능하다고 귀뜸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어떤 상담 직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지는 '복불복'인 셈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일일 문자 500건, 월 2000건이 넘어가면 SMS가 제한된다. 음성은 하루 600분을 넘는 횟수가 월 3일을 초과하면 아예 더이상 통화를 할 수가 없다.

LG유플러스 상담 직원은 “이같은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했지만 상담 직원들도 찾기가 쉽지가 않다”며 “아무래도 사례가 많지 않아 회사에서도 관심을 덜 기울이는 것 같다”고 머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