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 가입비 인하? 통신사들은 웃는다 | |||||||
“가입비는 지금도 대부분 면제”… LTE 요금제 인상, 오히려 통신사들 이익 급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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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가입비 폐지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었다. 19일 지면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가입비를 40% 인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실려있지만 정작 그 배경을 짚은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KT도 지난 16일부터 가입비를 40% 인하했다. 통신 3사는 내년부터 해마다 30%씩 가입비를 낮춰 2015년부터는 가입비를 완전히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3만9600원에서 2만3760원으로, LG유플러스는 3만원에서 1만8000원으로, KT는 2만4000원에서 1만4400원으로 가입비를 낮췄다.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가입비 인하로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으로 400억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 3사의 가입비는 1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SK텔레콤이 660억원, KT가 260억원, LG유플러스가 170억원 정도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가입비 인하로 영업이익에 영향이 있겠지만 ARPU(가입자당 매출)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 오히려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통신 3사의 ARPU는 2분기 기준으로 SK텔레콤이 3만4012원, KT는 3만1615원, LG유플러스는 3만8200원이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SK텔레콤 가입자는 2700만명으로 ARPU가 400원 오르면 영업이익이 100억원 늘어나게 된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ARPU가 각각 600원과 1000원 늘어나야 영업이익이 100억원 늘어나게 된다. 2분기 말 기준으로 LTE 침투율은 SK텔레콤이 40.6%, KT 36.8%, LG유플러스 56%씩이다. 통신 3사들은 LTE로 옮겨오면서 교묘하게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LTE로 넘어오면서 사실상 요금이 20% 이상 오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는 2분기 ARPU가 3만3834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3.7%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 가입비가 40% 인하되더라도 ARPU 증가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라는 이야기다.
한석현 YMCA 시민중계실 팀장은 “SK텔레콤 이외에는 대리점 차원에서 가입비를 면제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애초에 큰 부담이 안 되는 부분”이라면서 “굳이 3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인하할 게 아니라 폐지할 필요가 있다면 당장 폐지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한 팀장은 “정말 통신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가입비 보다는 기본요금을 낮추는 게 맞고 요금제를 다양화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입비 인하는 통신사를 옮겨 타는 번호이동 가입자에게는 혜택이 되겠지만 장기 가입자는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 팀장은 “통신사들이 정책적으로 5만원 이상 요금제에 보조금을 집중하면서 전체적으로 ARPU가 올라가게 된다”면서 “전자제품을 사듯이 단말기를 사는 게 아니라 단말기와 서비스를 함께 구매하는 구조가 통신비 거품을 만드는데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가입비 인하로 생색을 내는 건 전형적인 조삼모사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