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 자영업자 등 ‘50~100% 인상’에 격분 |
KT, 세입자 상대 임대료 ‘폭등’ |
2013-09-02 (월) 10:11 |
KT의 보유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지난 2010년 8월 설립된 KT estate(케이티에스테이트)가 상식에 어긋나는 임대사업을 펼치고 있어 세입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에스테이트는 최근 KT 보유 건물에 입주한 세입자들에게 작게는 50%부터 많게는 100%까지 임대료를 올리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입자들로선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당한 셈이다. 전국 각 지역의 무인경비업체 12곳이 뭉쳐서 만든 ‘케이폴’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KT 안양지사 내 사무실을 임대해 통합관제실로 사용해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 4월 ‘임대료를 50% 올리겠다’고 공문이 온 것이다.
수만 명에 이르는 케이폴 고객들은 현재 KT의 유선망을 이용하고 있다. 그리하여 월 평균 300만 건의 통화가 발생해 연간 통화료만 14억 원이나 된다는 것이 케이폴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즉 KT로선 케이폴 때문에 상당한 액수의 유선 전화료를 챙기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케이폴 김학수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공문을 처음 봤을 때 잘못 온 것이겠지 생각을 했다”며 “이후 KT 에스테이트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찾아와 갱신을 요구했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버텼다. 그랬더니, 35%로 낮춰주겠다며 계속 전화가 왔었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지만, 그 직원이 지난 8월 27일 오전 11시경 임대료 산출근거를 먼저 이메일로 보낸 후, 약 5분 뒤에 전화를 걸어와 16%까지 다시 낮춰주겠다는 얘기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시점은 기자와 KT 에스테이트 직원간 통화 전후 시간대와 일치했다. 이에 확인결과, 본 기자가 KT 에스테이트 직원과 지난 8월 27일 오전 11시 24분경에 약 1분 동안 짧게 통화를 했는데, 통화가 끝난 직후에 케이폴로 이메일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통화 직후 그 직원이 왜 다시 이메일을 보냈고, 또 16%로 제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KT본사 홍보실 관계자는 “소상공인신문사의 취재와 상관없이 그 직원이 케이폴과 지속적으로 금액 조절을 하는 과정 중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임대료 인상에 대해, KT 홍보실 관계자는 “케이폴의 경우 같은 건물의 다른 임차인보다 낮은 가격에 입주를 한 상태였다”며 “또 ‘왜 케이폴만 임대료 특혜를 받느냐’라는 임차인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들어와 형평성 차원에서 맞추다 보니 이번과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 대표는 “최근에 입주한 몇몇 소형 매장들이 그런 주장을 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안양지사 건물 내 모든 사무실이나 매장들이 이번 임대료 인상 요구를 당한 상황에서 KT가 일부 임차인들의 민원을 얘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도 평균 월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려 줄 것을 요구받았는데, 현 상황에서 다른 매장에 비해 기존 임대료가 ‘싸다, 비싸다’라고 얘기를 꺼내는 것은, 세입자들의 반발을 줄이고, 또 임대료 인상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받기 위한 KT의 술수”라고 덧붙였다. 특히 KT 에스테이트는 인상폭 가이드라인이 업체에 따라 들쭉날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반발이 심할 경우에는 인상폭을 대폭 줄여줬으며, 아주 심할 경우에는 기존처럼 계약을 체결한 곳도 있었다. 실제로 KT 서울 명동지사의 한 세입자는 싸우다시피 해 기존 조건 그대로 재갱신을 했다고 김 대표는 증언했다. 사회시민단체 ‘눈살’에… KT ‘해결책 찾겠다’ 밝혀 이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여론은 매우 차갑다.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이선근 공동대표는 “KT의 이번 임대료 인상문제는 다분히 보복적이면서도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빚어진 문제”라며 “이번 사태가 이 지경에 올 때까지 나몰라라 한 KT본사에도 책임이 있으며, 특히 자회사인 에스테이트가 모 회사의 경영철학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면, 사전에 이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맘편히 장사하고 싶은 상인모임(맘상모)’ 임영희 사무국장도 “상인들은 전 재산을 쏟아 붓는 것도 부족해 대출까지 받아야만 겨우 가게 하나를 갖게 된다”며 “특히 상인들은 오로지 안전한 터전위에서 먹고살겠다는 일념으로 장사를 한다. 이런 상인들의 바람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맘 편히 장사하는 것뿐이다. 이 때문에 KT의 이번 임대료 인상 역시 비난받아 마땅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KT는 이번 사태가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것을 사전 차단키 위해 적극 진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한 관계자도 “상황이 이토록 심각한 줄 몰랐다”며 “문제가 됐던 임대료 인상폭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며 “세입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받아들여 양쪽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