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LG U+, 다 되는 와이파이존…KT는 "돈 내세요"
KT '올레 와이파이'가 일정요금제 이하인 고객에게는 유료로 제공되고 있다./ 스포츠서울닷컴DB |
[스포츠서울닷컴 | 황원영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인 20만개의 올레 와이파이(AP)를 보유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친 KT가 일정요금제 이하인 고객에게는 와이파이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와이파이를 모든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는 상반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 가입자였던 김모(43)씨는 최근 KT로 번호이동을 했다. KT가 단일사업자 중 가장 많은 와이파이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지난 4월 유선인터넷보다 10배나 빠르다는 '기가 와이파이'를 시행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기 때문이다. 평소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김 씨는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로 '표준요금제'를 추천받아 가입했다. 이후 휴대전화를 개통한 그는 올레 와이파이 접속을 시도했으나 '접속할 수 없다'는 알림을 받았다. 김 씨는 KT 홈페이지 '모바일 요금제' 안내에 들어가 와이파이 접속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으나 찾을 수 없었다.
KT는 현재 34요금제 이하(일반 요금제)로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올레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34요금제 이하에 가입한 고객이 올레 와이파이를 사용하고자 할 땐 별도의 요금이 청구되는 부가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같은 KT 사용자라고 해도 34요금제 이하 가입자는 '스마트폰 요금제'나 '와이브로 요금제', 부가서비스인 '데이터플러스' 등에 가입해야 무료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요금제는 주로 중장년층이나 어린이, 또는 휴대전화 사용량이 적은 사람들이 사용한다. 2G 휴대전화와 3G 스마트폰 등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요금제 고객은 올레 와이파이존을 이용할 수 없어 월 7200원이 부과되는 '올레 와이파이 싱글'이나 1만3500원이 부과되는 와이파이 멀티' 등에 따로 가입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잘 알지 못해 사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모(36)씨는 "요새는 34요금제 이하로 가입하시는 분들이 잘 없다. 있더라도 중장년층인데 그들은 와이파이가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KT 홈페이지 요금제 안내에는 와이파이존 사용에 대한 안내가 명시돼 있지 않은 상태다. 대리점 등에서 설명해주지 않는 이상 소비자 스스로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실제 KT 홈페이지 스마트폰 요금제 '스타일(Style)270'을 포함한 34요금제 이하 상품 안내에서 '올레 와이파이 별도 가입'이라는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 안내 페이지에는 '사용량에 맞는 데이터(Style안심데이터) 및 문자(Style문자) 부가서비스를 추가로 가입하여 이용 가능'이라는 문구가 있으나, 올레 와이파이 이용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KT 고객센터 관계자는 "홈페이지 요금제 안내에 그러한 내용이 나와 있지 않은 것을 인정한다"며 "차차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 일반요금제 가입자들은 "일반요금제에서는 와이파이를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명시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번호이동 이후에는 위약금과 약정 등으로 해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와이파이 가능 여부에 대해 꼼꼼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일반요금제 고객들이 부담하는 요금 역시 와이파이 구축에 사용될 것이므로 요금제에 관계없이 자사 고객에게는 와이파이를 개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타 이동통신사에서는 T 와이파이 존 등을 요금제에 상관없이 자사 고객에게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