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통신요금 '뚝뚝' 하락, 국내는 '꿋꿋'…도대체 왜?
김아름 기자 2013.09.09 08:39:38
일본과 중국의 대표 통신사들의 1인당 통신요금(ARPU)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 반면, 국내 통신 3사는 감소폭 줄거나 ARPU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이지만, 가입자 편에서는 요금이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한 대목이다.
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일본과 중국의 대표 통신사인 NTT도코모, 소프트뱅크, 차이나모바일과 국내 통신 3사의 ARPU를 조사한 결과, 일-중 3사 모두 ARPU가 감소세인 데 비해 국내 3사는 감소폭을 줄이거나 오히려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대표적 통신사인 NTT도코모의 경우 지난해 ARPU는 4천840엔으로 전년도 5천140엔보다 5.8% 감소했다. 2011년에는 1.4% 증가했으나 지난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며 2010년 4천210엔이었던 ARPU가 지난해에는 3천990엔까지 떨어지며 2년 만에 5.2%나 줄어들었다. 감소폭도 2011년 1.4%에서 지난해 3.9%로 확대됐다. 가입자가 7억 명이 넘는 세계 최대의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역시 가압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ARPU는 2011년 2.7% 감소에서 지난해 4.2% 감소로 감소폭이 커졌다.
이에 비해 국내 3사의 경우 KT(회장 이석채)와 SK텔레콤(사장 하성민)은 ARPU 감소폭이 축소됐고,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KT는 ARPU가 2011년 6.5%, 지난해 2.4% 감소했고, SK텔레콤 같은 기간 3.2%, 0.5% 줄어 감소율이 낮아졌다. 특히 LG유플러스는 2011년에 5.3% 감소했으나 지난해 9.2%나 증가하며 ARPU가 3천 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 2년간 정부 주도로 가입비와 기본요금 인하 등이 이뤄져 ARPU 하락 요인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통신사들이 선방을 했다는 평가다. 일본과 중국의 대표 통신사들이 ARPU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통신사들이 성공적으로 ARPU를 관리하고 있는 것은 LTE 이용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2012년말 기준 통신 3사 가입자 5천363만 명 중 29.5%인 1천581만 명이 LTE를 이용하고 있어 전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LTE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비중으로 보면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의 경우 전체 ARPU가 4만128원인 데 비해 LTE의 ARPU는 5만100원으로 25% 가까이 높다.
LTE 비중이 낮은 일본과 중국 통신사들의 경우 음성 사용량이 줄어드는 것에 비해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늘지 않아 ARPU 하락을 겪고 있다. 반면 국내 통신사들은 음성 사용량 감소를 요금이 높은 LTE 서비스로의 전환으로 ARPU 감소폭을 줄여가고 있다.
실제로 NTT도코모는 음성ARPU가 2011년 2천200엔에서 지난해 1천730엔으로 21.4%나 떨어진 반면, 데이터ARPU는 2천590엔에서 2천690엔으로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프트뱅크도 음성ARPU가 250엔 낮아진 데 비해 데이터ARPU는 80엔이 늘었을 뿐이다.
국내 통신사들이 해외 통신사에 비해 ARPU 감소폭이 작은 데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요금 하락 요인이 많았음에도 LTE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ARPU에는 큰 하락이 없었다”면서 “세계에서 LTE 비중과 데이터 이용량이 가장 높기 때문에 해외 통신사들과 다른 그래프를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