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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위기의 KT호]①이석채, 무선실패가 구조조정위기로

입력시간 | 2013.11.11 00:07 | 김현아 기자

유선 방어했지만..무선 실패로 실적 하락
주파수정책, 유통정책 실패에 책임지는 사람 없어
구조조정 불가피..배당부터 줄여야 반론도

[이데일리 김현아 김상윤 기자] KT(030200)가 위기다. 최고경영자(CEO)인 이석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때문만은 아니다. 매달 300억~400억 원씩 줄어드는 유선 매출에다 성장 엔진인 무선사업에서도 가입자 감소와 가입자당매출(ARPU)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경쟁사들보다 연간 1조 5000억 원이나 더 드는 과도한 인건비 비중, 부동산 매각에 따른 자산 감소 등도 균형점을 잃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 5년 동안 KT의 주가는 3만9550원(2009년 1월 14일)에서 3만2500원(2013년 11월 8일 종가)로 22%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SK텔레콤은 4.2%, LG유플러스는 18% 상승했다. 2009년 1월 14일은 이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CEO)로 선임된 날이다.

KT 주가 추이
이대로라면 “누가 KT 차기 회장이 돼도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왜 그럴까.

◇KTF와 합병해 유선 감소 방어했지만…무선 실패로 어려움 가중 

KT의 유선사업은 오랜 골칫거리였다. 스마트폰혁명이 집 전화 사용을 줄이면서 유선 가입자는 지난해 3분기 1883만 명에서 올 3분기엔 1817만 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유선매출도 1조5680억 원에서 1조4620억 원으로 12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이 회장 취임 이후 반년 만에 성공한 KT-KTF 합병과 이에 따른 사업구조조정, 인력 재배치가 없었다면 KT 본체까지 붕괴할 위기였다.

이 회장은 규제기관과의 오랜 줄다리기 끝에 2009년 11월 애플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오며 한때 승기를 잡는듯했다. BC카드, 금호렌터카, 스카이라이프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통신아닌 분야에서 수익을 늘리려 애쓰기도 했다.

그러나 비통신 계열사의 선전에도 KT는 주력인 통신사업에서 경쟁력을 잃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KT의 통신부문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2% 줄어 1470억 원에 불과했다. 별도 영업이익만 보면 SK텔레콤은 물론 LG유플러스보다 적다. 가입자당매출(ARPU) 역시 3만 1332원으로 전분기 대비로는 0.9% 감소했다. SK텔레콤의 3만4909원과 비교해 3577원이 적고, LG유플러스의 3만4495원보다도 적다.

특히 2011년 주파수 정책 실패와 현실과 동떨어진 유통망 정책(페어프라이스 제도)이 무선사업을 어렵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KT는 2011년 LTE용으로 900MHz를 생각하고 받았는데, 무선 전화기(코드리스폰)와 전파인식(RFID)과의 혼신으로 1년 가까이 LTE로 쓰지 못했다.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1.8GHz에서 10MHz 대역폭으로 LTE를 시작했지만, 경쟁사보다6개월 이상 뒤질 수밖에 없었다.

일반 가전제품처럼 휴대폰도 가격을 표시하는 ‘페어프라이스(Fair Price, 공정가격표시)’는 KT 유통망을 붕괴시켰다. 경쟁사 대비 구매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KT 본사의 과도한 비용통제로 LG유플러스의 톱 20 대리점 중 KT에서 넘어온 대리점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가 됐다는 지적이다.

KT 관계자는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주파수 정책이나 페어프라이스 정책 실패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게 문제를 꼬이게 만들었다”라고 꼬집었다.

KT 5년간 연결기준 전체 매출 추이
◇실적하락으로 구조조정 불가피..이번엔 몇 명?

KT는 단일 기업으로 최대의 구조조정을 두 차례 겪었다. 2002년 5월 21일 정부가 보유한 KT(옛 한국전기통신공사) 지분 28.34% 전량이 매각되면서 민영화됐을 때(2003년)와 이 회장이 취임한 해 말(2009년)이다. 2003년에는 근속 20년 이상 된 5500명이, 2009년에는 5992명이 ‘명예퇴직’이란 이름으로 회사를 떠났다. 

올해 3분기 KT의 인건비 비중은 14.2%(8130억 원)로, SK텔레콤의 8.8%(3630억 원), LG유플러스의 6.3%(1824억 원)보다 여전히 높다. 이 회장은 연내 임원 수를 20% (26명)줄이고 고문 및 자문직을 폐지해 경쟁사와 인건비 격차를 1조 원까지 줄여야 생존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밑바닥 민심은 좀 다르다. KT 관계자는 “본원적인 실적 향상보다는 경영권 안정을 위한 주주 배당에만 신경 썼다”면서 먼저 현금배당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 취임 이후 KT는 2009년 주당 순이익 2353원에 2000원을 현금으로 배당하며 현금배당성향이 94.2%까지 치솟았고, 2012년에도 67.8%나 됐다. 지난해 SK텔레콤의 현금배당성향은 52.7%였고, LG유플러스는 현금 배당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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