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헐값매각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KT가 또 다시 5개 부동산을 손자회사인 KT AMC(자산관리회사)의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한다. 이번 부동산 매각은 배임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채 KT 회장의 사퇴 직전에 진행된 것으로 매각시점과 배경 등을 놓고 또 한 번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토교통부 및 IB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KT AMC에 세일앤리스백(Sale and Lease-back) 방식으로 5개 부동산의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가격은 1000억원 정도.

　이를 위해 KT AMC는 CR리츠(케이리얼티4호) 설립을 추진 중이며 국토부의 영업인가 승인이 나면 사모 방식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앞서 2011년과 2012년에도 KT는 28개 부동산을 KT AMC의 CR리츠(케이리얼티1호, 케이리얼티2호)를 통해 유동화했다.

　2011년 말에는 용산빌딩 등 20개 지사를 4700억원 가량에 케이리얼티1호 CR리츠에 매각했다. 이 리츠의 주요 투자자는 부동산펀드와 농협, 신한생명 등이다. KT도 300억원을 투자해 보통주 600만주를 가지고 있다.

　2012년에는 고덕지사 등 8개 지사를 1440억원 정도에 케이리얼티2호 CR리츠에 처분했다. 이 리츠 역시 주요 투자자는 부동산펀드와 금융회사 등 기관투자가들이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지난달 KT가 KT AMC에 보유 부동산 28곳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헐값매각으로 회사에 수백억원대의 손해를 끼쳤다며 이석채 전 회장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KT가 감정가의 75~76% 수준으로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면서 회사에 최대 869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KT가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재임차하면서 임차료를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해 손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KT의 부동산 헐값매각과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감정가는 단순히 참고자료일 뿐 실제 거래 시에는 건물상태나 수요 등을 고려해 매각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설명이다.

　한 부동산펀드 담당자는 "감정가는 참고용으로 매매에 어느 정도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실제 거래가격이 꼭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실제 가격은 시장상황이나 해당 물건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KT의 5개 부동산도 경쟁입찰을 통해 KT AMC가 따낸 것으로 절차상에는 문제가 없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부동산 매각과 관련 KT 내부에 최소 매각가격 등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있었는지 여부 등에 따라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가격은 시세도 중요하지만 회사가 어떤 정책이나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되기도 한다"며 "따라서 회사 내부에 어떤 정책이나 가이드라인이 있는지와 그에 진행됐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