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홍역 + 실적 추락' KT 투자 10%↓…"당분간 더 어려울 것"
김아름 기자 2013.12.13 08:46:48
KT가 올해 들어 설비투자를 10% 가까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감한데다 이석채 회장 사퇴를 둘러싼 불안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500대 기업 중 3분기 실적을 공시한 296개사의 3분기 유무형자산취득 실적을 조사한 결과, KT그룹 2개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총 2조5천39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9.98% 감소했다.
500대 기업에 포함된 30대 그룹 155개 계열사가 같은 기간 설비투자를 평균 5.1% 줄인 것보다 감소폭이 훨씬 컸다.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기업이 토지나 건물, 설비 등 유형자산과 영업권 등 무형자산을 취득한 금액을 나타내며 투자현황을 파악하는 간접지표 중 하나다.
KT는 LTE 전국망 확충 등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2조8천억 원을 유무형자산 취득에 사용한 바 있다.
KT의 투자가 줄어든 것은 LTE 전국망 투자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거의 완료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광대역 LTE와 LTE-A 이슈가 있었지만 이는 기존의 회선들을 활용하는 방식이어서 투자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9천억 원을 소모한 주파수 경매 역시 낙찰액의 25%인 2천250억 원을 선납하고 나머지 75%는 주파수 이용기간 동안 분할납부하는 방식이기에 재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 들어 실적이 추락하면서 투자 여력을 깎아냈다.
KT는 올 3분기까지 매출 17조5천961억 원, 영업이익 1조234억 원, 순이익 4천823억 원을 기록하며 모든 수치가 전년대비 하락했다.
매출은 2.5% 하락해 감소폭이 크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은 31.1%, 순이익은 52.6%나 줄었다.
반면 KT렌탈(대표 이희수)은 투자를 지난해 85억 원에서 올해 245억 원으로 3배 가까이 늘렸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LTE 투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올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지금도 계속 망을 깔고 있지만 백지 상태에서 시작한 지난해보다는 수월했다”라고 말했다.
추가투자 역시 당분간 원활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석채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현재 새 CEO를 선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종 결재권자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는커녕 기존에 예정돼 있던 사안들을 집행하는 것만도 벅찰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는 연초부터 오너리스크가 있을 기업으로 지목됐는데 결국 예상대로 갔다”며 “당분간 적극적인 투자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