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선출…③‘황창규號’ 벌써 ‘뒤뚱(?)’
KT 황창규호(號)가 출범도 하기 전에 희한한 외진(外震) 탓에 ‘뒤뚱’합니다. 진원지는 CEO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당시 황창규 후보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차관급 H씨입니다.
통신업계에서는 H씨가 외부에서 KT 임원인사를 조각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전현직 KT임원들과 함께 ‘인사·노무 TF’를 만들었다지요.
당연히 KT 안팎이 술렁입니다. 사실이라면, H씨에게 시쳇말로 줄을 서야하니까요. 벌써부터 전현직 KT임원들이 H씨에게 선을 대려고 야단인 모양입니다.
장사는 해본 사람이 잘하고, 골도 넣어본 선수가 잘 넣는다지요. H씨는 이미 5년 여전 이석채호 출범 때 KT인사에 깊숙이 간여했습니다. H씨가 인사를 설계하고, 당시 S전무가 앞장서 KT를 토막내고 조각냈지요. 흔히 말하는 ‘원래KT’와 ‘올레KT’의 밑그림과 지휘봉을 각각 잡았던 셈입니다.
장막 뒤 지난 줄거리를 잘아는 통신업계 인사들은 “이석채 회장의 경영실패의 시작이 ‘경쟁으로 포장된 잘못된 인사’로부터 비롯된 내부 분열과 반목이다”며 “H씨의 막후 인사간여를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힐난합니다.
웬걸요. 한 발 더 나아갑니다. H씨의 위력(?)은 막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군요. 황창규호의 2인자인 부회장으로 입성할 것이라는 전언입니다.
사실 H씨의 KT부회장 입성은 올해 내내 사뭇 치열하게 진행됐습니다. 실제, 지난 10월 이석채 전 회장은 H씨의 전방위적이고 집요한 요청에 못이겨 부회장 자리를 만들어줄 요량이었습니다. 명분은 대외역량 강화였구요. 이미 결정된 인사였지만, KT가 급격히 검찰수사 국면에 빠지면서 물 건너 갔을 뿐입니다.
통신업계에서 KT를 향해 보내는 염려와 걱정은 H씨의 의지가 사실로 구현 될 경우, KT 구석구석에 자리잡은 ‘역량미달 낙하산’이 온전히 똬리를 틀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결자해지(結者解之)가 아닌 결자호위(結者護衛)로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아울러 H씨가 KT에 대한 검찰수사 과정에서 비위가 발견돼 검찰의 수사대상이라는 점도 염려와 걱정을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황창규 차기CEO는 황당할 것입니다. 누군가 빚어내는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어 호기를 부림) 탓에, 닻을 올리기도 전에 멈칫하는 꼴이니까요.
황창규 차기CEO는 CEO선출 국면에서 전 현직 KT인들로 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않았던 까닭에, 혁신의 동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H씨의 부회장 입성과 인사조각설이 KT안팎을 휘감으며 도드라진 흉측한 구김이 제법 깊어 보입니다.
일단 KT내부에서는 경고음이 울렸습니다. 보고 경로를 통해 황창규 차기CEO에게 ‘H씨를 둘러싼 잡음’이 전해졌다는군요.
정치권 일각에서도 우려합니다. H씨가 여당대표의 후광을 입고 있다는 세간의 시선 탓입니다. 고교 동문이라지요. 야당에서는 사실이라면 팔짱끼고 있을 일은 아니라는군요.
물론 사실이 아니길 바랍니다. 극히 상식적이지 못한 모양새이니까요. 나아가 비상식은 꼭 비극을 만들어내구요. 이미 이석채 전 회장의 전철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황창규호의 초기인사는 향후 3년의 성패를 좌우할 것입니다. 보석과 돌멩이를 함께 태우는 옥석구분(玉石俱焚)이 아닌, 모래밭에서 인재를 가려내는 옥석구분(玉石區分)으로 나아가야겠지요. 그래서 H씨의 호가호위를 우려하며,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것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