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보수 KT·SKT 깎고, LGU+늘리고 ‘비용줄이기 위기관리’ VS `공격적 투자`
[ 2014년 03월 23일 ]
SK텔레콤과 KT가 이사보수 한도를 깎거나 동결하면서 본격적인 ‘비용 줄이기’를 예고했다. 반면에 LG유플러스는 9년 만에 한도를 증액하며 공격투자 기조를 이어갔다.
KT는 지난 21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을 구성하며 이사보수 한도를 65억원에서 59억원으로 10% 줄였다. SK텔레콤 역시 이날 서울 보라매 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 한도를 작년과 동일한 수준인 120억원으로 동결했다. 2009년 이후 동결된 금액을 올해도 늘리지 않았다.
통신사 CEO들은 주주총회에서 비용절감 기조를 공식화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취임 이후 가진 첫 주주총회에서 “그룹 내 모든 사업과 계열사에 대한 투자와 비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과감하게 재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역시 “사외이사를 줄여서 절감비용을 주주에게 돌려줄 수 없느냐”는 소액주주 질의에 “다른 상장사 대비 이사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KT와 SK텔레콤의 비용 줄이기는 이미 예고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보다 10% 감소한 2조1000억원을 설비투자(CAPEX) 비용으로 설정했고, KT는 지난해에 비해 18% 이상 투자를 줄여 약 2조7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통신사가 가입자당매출(ARPU)이 높은 롱텀에벌루션(LTE) 이동속도가 둔화된 데다 보조금 등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져 각종 비용을 줄이는 것 외에는 성장 발판이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KT는 황 회장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며 단기 성과를 낼 필요가 커졌다. 이미 사업부별로 상반기까지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KT 사정에 정통한 협력사 한 관계자는 “사업 옥석 가리기와 더불어 비용을 줄이라는 압박이 상당하다”며 “성과에 못 미치면 하반기 인력 구조조정과 비용 줄이기가 투 트랙으로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월 말 각 사업부 예산이 할당되면 4월부터 KT 생태계 주변에서 비용 줄이기에 따른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동통신 서비스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사보수 한도를 늘린 LG유플러스는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보수 한도를 기존 4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 2005년 이후 9년 만에 한도를 키운 것이다. 2.6㎓ 광대역 주파수 구축 등으로 CAPEX도 지난해보다 6000억원 늘어난 2조2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올해 2013년보다 6% 성장한 8조3000억원의 서비스 매출을 거두겠다는 목표다.
통신업게 관계자는 “수성에 치중하는 SK텔레콤과 LTE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LG유플러스의 대결구도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KT가 사업정지 이후 5월 적극적으로 성과관리에 들어가면 하반기 시장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