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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드러낸 ‘구글 본색’, 모바일 시장 손에 잡히자…
한겨레 김영배 기자기자블로그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기업 이상의 기업, 구글


(1) 위험한 독과점


‘93.4% 대 5.1%’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와 애플 아이폰 사용자 비율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초 세계 88개 나라의 운영체제(OS)별 스마트폰 사용자 수와 비율을 발표했는데, 한국은 안드로이드 사용자 비율이 90%를 넘은 유일한 나라였다. 세계 평균(67.5%)보다 25.9%포인트, 아르헨티나(82%)·중국(81.8%)·인도(78.4%)·이라크(77.9%) 등 2위권 그룹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한국에서 안드로이드 비중이 유난히 높은 이유로는, 삼성전자·엘지전자·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 3사 모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용자들이 큰 화면을 선호한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이런 과도한 편향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 않으며,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구글의 유료 앱 판매 수입 배분비율 변경 통보가 이슈로 떠올랐다. 앱스토어(애플)와 플레이스토어(구글) 등 앱 장터에서 유료 앱이 팔리면, 개발자와 앱 장터 운영자는 보통 대금을 7 대 3으로 나눠 가진다. 그런데 구글은 한국에서는 개발자 몫을 제외한 30%를 국내 이동통신사들과 1 대 9의 비율로 나눠 가졌다. 앱 판매대금의 27%를 이동통신사가 가져가도록 해줬다는 얘기다. 그러다가 구글이 지난해 12월 판매대금 배분 비율을 5 대 5로 조정하겠다고 통보했고, 통신사들은 발끈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수익배분 비율을 너무 갑자기 급격하게 바꾸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와 회사 내부적으로 여러 말들이 오갔다”고 전했다.


안드로이드 국내점유율 세계1위
2위그룹과도 차이 크게나는 93%
스마트폰OS 독과점 심각한 수준

제조사엔 ‘구글앱 기본 설치’ 강요
윈도폰선 구글지도 접속차단 횡포
지난해 말 국내 통신사들한테
앱수익배분율 변경 일방적 통보도

이 사안을 살펴보면, 앱 생태계 구축·운용에 있어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통신사의 통행세(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점이 일단 눈에 띈다. 이와 별개로 구글이 구사하는 ‘전술’도 여운을 남긴다. 플레이스토어 보급 초기에는 이해관계자 중 하나인 통신사에 좋은 조건을 허락해줬다가, 플레이스토어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뒤 제 몫을 챙기겠다고 나선 꼴이기 때문이다. 싸게 널리 보급해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뒤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은 독과점 업체들의 전형적인 마케팅기법이다.


구글은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는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도 장사에 잘 활용하고 있다. 2월14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벤 에델만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 교수가 자신의 블로그에 구글과 안드로이드 단말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에이치티씨(HTC)이 맺은 계약서 전문을 공개한 사실을 다루는 기사를 여럿 내보냈다.


기사를 보면, 구글과 삼성전자·에이치티씨가 맺은 ‘모바일 앱 유통계약(MADA)’ 전문에는 삼성과 에이치티씨가 따라야 하는 몇몇 조항들이 눈에 띈다고 지적한다. “10여개에 달하는 구글 앱을 기본적으로 깔아야 한다”, “구글이 기본적인 검색엔진으로 설정되어야 하며, 구글 검색엔진과 플레이스토어는 홈스크린에 매우 가깝게 위치해 있어야 한다”, “다른 구글 앱들도 스크린을 한 번 정도 넘긴 수준에서 떠야한다.”


쉽게 말하자면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쓸 수 있게 해줄 테니, 우리 앱은 확실하게 우대해달라’고 계약을 맺은 셈이다. 이를 통해 구글이 얻게 되는 효과는 명백하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구글 앱을 성공적으로 홍보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미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 10개 중 4개가 구글 앱이었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 10위 안에 든 구글 앱은 유튜브 하나밖에 없었다.”( <월스트리트 저널>)  플랫폼 독과점에 기반해 타사 서비스를 제한하거나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도록 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에서 자사 지도앱인 구글맵 접속을 차단했다가 논란이 된 게 대표적이다.


하나의 운영체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그 자체로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아이오에스(iOS) 등 어떤 운영체제 환경에서도 구동되는 앱이 개발돼야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앱 생태계도 건강해진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독점이 너무 심해지면 국내 개발자들로서는 안드로이드용 앱만 개발하게 된다. 이런 흐름이 굳어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앱 장터 규모나 수익률 면에서 플레이스토어에 뒤지지 않는 앱스토어(애플)는 포기하는 결과가 된다. 게다가 안드로이드용 앱만 사용되다 보면, 타이젠·우분투·파이어폭스 등 다른 운영체제에 기반한 스마트폰을 만들더라도 쓸 수 있는 앱이 없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독과점이 더 강력한 독과점을 부르게 된다는 얘기다. 이는 한국 모바일 생태계가 안드로이드에 완전히 종속된다는 얘기기도 하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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