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한 지 1개월이 다 돼가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피해보상에 대한 회사측의 어떤 입장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보유출로 인한 각종 재발급 수수료를 이용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이용자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정보가 유출된 KT 가입자들은 통신사를 옮기겠다며 타 통신사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유심 비용(8000원 상당)을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약정 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없애달라는 요구도 있다.

KT 입장에서는 이같은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2G망 종료 때에도 자사 3G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비용을 지원했을 뿐, 2G를 서비스하는 다른 통신사로 옮기겠다는 이용자에 대해서는 별도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다. 회사를 떠나는 고객에 대해 추가 금전 지원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 회사의 방침인 것이다.

그런데 이번 정보유출 사건의 경우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명백한 KT의 부주의로 인해 가입자 정보가 유출된 것인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카드(혹은 통장) 재발급 수수료 대납'에 대한 부분이다.

KT 가입자라고 자신을 밝힌 김보윤 씨는 "2012년에 이어 이번에도 또 털렸다. 특히 요금 자동이체를 위한 카드정보와 유효기간까지 모두 유출됐다"면서 "통장과 카드번호를 바꾸는데 2000원의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내 돈으로 부담하는 것은 억울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KT가입자는 KT상담원과의 통화 내용을 고스란히 기록해 공개했다. 그는 "KT 상담원은 `카드를 교체하겠다는 것은 전적으로 고객님의 판단이고, 결정이므로 KT가 카드 교체 비용까지 부담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면서 "2000원은 그리 큰 돈도 아니지만 지난번(2012년) 정보유출 때도 나와서 사과한마디 하고 말았던 KT가 이번에 또 정보를 유출했으면서, 이런 상황에도자기네 통신사를 계속 사용하겠다며 카드교체 수수료를 요구하는 고객에게 이 정도 대우를 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의 경우 별도의 재발급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체크카드나 은행 출금 겸용 카드의 경우 은행들이 1000∼2000원 상당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KT 측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찰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피해 보상이나 기타 교체 비용 대납에 대한 부분을 아직 결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다만 이번에 유출된 것은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뿐, CVC 번호나 비밀번호가 유출된 것은 아니어서 고객들은 그렇게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