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TE 무제한戰 '거북이' 대응…왜?
- 2014-04-02 20:33
- CBS노컷뉴스 이대희 기자
LGU+ 선공에 SKT 36분, KT 7시간 37분 만에 대응
LG유플러스가 'LTE 데이터 무제한' 전쟁에 선공을 날린 가운데 KT는 SK텔레콤보다 대응이 현저히 늦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KT가 안팎의 복잡한 환경으로 외부 대응이 늦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 LGU+ '선공' 대응에 SKT 36분, KT 7시 37분 걸려
2일 오전 11시 LG유플러스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음성과 문자메시지는 물론 LTE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LTE8무한대 요금제'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의 대응은 신속했다. LG유플러스의 기자 간담회 중인 11시 36분 유사한 요금제인 'LTE전국민 무한' 요금제를 발표했다. 불과 36분 만이었다.
반면 KT는 7시간 37분 만인 이날 오후 6시 37분에야 '완전무한' 요금제 출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 KT, "미래부 요금제 신고 때문에 늦어졌다"
SK텔레콤의 빠른 대응은 사전에 LG유플러스의 요금제 출시 정보를 입수하고 발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은 이미 LG유플러스 발표 전날 LG유플러스와 유사한 요금제를 미래창조과학부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SK텔레콤이 사전에 LG유플러스의 구체적인 출시 정보를 입수하고 이에 맞춘 요금제를 설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KT는 LG유플러스의 기류는 감지했지만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거북이 대응일 수밖에 없었다. 미래부 신고도 LG유플러스의 발표 뒤 부랴부랴 이뤄졌다. KT 관계자는 "미래부 신고를 마친 뒤 발표를 하느라 늦어졌다"면서 "LG유플러스가 LTE 무제한을 준비하는 건 알고 있었으나 구체적인 부분까지는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 고객정보 유출·대출 사기 사건 등 잇따른 악재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KT가 잇따른 안팎의 사건·사고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가 최근 홈페이지 1000만 고객정보 유출 사건, 자회사인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 사건, 영업정지 등이 터진 상황에서 급하게 대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업 현장에서도 KT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황창규 회장 취임 뒤 내실을 다지는 시기에 잇따라 터지는 사건으로 외부보다는 내부 대응에 치중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