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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이동통신업계 “KT, 어디 갔나”

관리자 2014.04.04 11:41 조회 수 : 1196

이동통신업계 “KT, 어디 갔나”

ㆍ잇단 악재에 시장 경쟁 고전
ㆍKT “조만간 반전 전략 마련”

“KT가 안 보인다.”

최근 통신업계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지난 1월 황창규 회장(62)이 취임한 뒤에도 이동통신시장에서 좀처럼 도약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13년 넘게 유지해온 ‘이통시장 30% 이상 점유율’도 연내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올 2월 기준 이통사별 시장점유율 자료를 보면 KT는 30.04%로 1위인 SK텔레콤(50.0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위인 LG유플러스(19.87%)에는 앞섰지만 점유율이 2002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근래 2년 새 까먹은 점유율만 1.5%포인트에 달한다. “점유율 1%포인트를 높이려면 1조원이 필요하다”는 이통시장의 ‘통설’을 감안하면 큰 손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KT의 부진은 이석채 전 회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어느 정도 ‘변명’이 되는 분위기였다. 올들어선 상황이 달라졌다. 황창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1등 KT”를 강조했지만, 분위기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점유율 변동에 영향을 주는 번호이동가입자 수치에서 KT는 올들어 석 달 연속 꼴찌다.

통신업계는 KT 내부 마케팅 전략의 ‘실종’을 그 이유로 꼽는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공격적이고 획기적인 마케팅이 필요하지만 현재 KT는 경쟁사를 따라가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올 1~2월 불법 보조금 전쟁 기간 내내 KT는 ‘샌드위치’ 신세였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서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양대 라이벌’ 구도를 만든 반면 KT는 중간에서 딱히 얻은 것도, 한 것도 없다”며 “그렇다고 KT만 합법 영업을 한 것도 아니어서, 과징금 처분은 같이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영업정지 기간에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무단 출시’ 논란을 감안하면서까지 시장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 ‘갤럭시S5’를 글로벌 동시 출시일보다 앞서 시장에 풀었다. LG유플러스는 이통사들 중 가장 먼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KT는 아직 별다른 ‘선도 카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회장 취임 초기라 내부 조직 정비과정에 있고 자회사 대출사기 사건 연루, 개인정보 유출 등 사고를 수습하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며 “영업정지가 풀리는 시점에 맞춰 반전을 위한 여러 전략을 마련해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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