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자산매각 놓고 내부의견 '오락가락'
자산 매각 현실화까지 시간 걸릴 듯‥M&A 결정권 비서실로 이동中
KT가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는 분위기로 흐르면서 자산 매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하지만 자산 매각 결정을 앞두고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려 현실화 되는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가 도래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자산 매각 등의 강수를 띄우자는 의견과 당분간 시간을 갖고 기다리자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산 매각을 추진하자는 쪽은 KT ENS의 법정관리 사태의 후폭풍이 닥치기 전에 미리 대응하자는 견해다. 자산매각을 통해 미리 자금을 마련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돼 매각 대상 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기 전에 높은 값을 받고 팔자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평가사를 위주로 KT ESN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KT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만일 KT 계열사의 신용등급 재평가가 현실화 될 경우 독자 신용도가 낮은 계열사의 경우 회사채 차환을 위해서 기존보다 높은 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해당 계열사는 수익성에 문제가 생기고, 재무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신중론을 내세우는 쪽은 자산 매각이 오히려 KT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T가 진행해온 인수합병(M&A)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어, 당분간 조용히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다.
KT는 팔 때는 싸게 팔고, 살 때는 비싸게 사는 방만한 경영을 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근 인공위성과 부동산을 헐값에 넘겼다는 의혹을 받으며 곤욕을 치렀다. 이에 반해 지속적인 M&A를 통해 계열사를 늘려가고 있지만 성공 사례는 거의 없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M&A업계에서는 여론을 의식해 주저하고 있기 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M&A업계 관계자는 "KT ENS 법정관리 신청 사태 이후 자본 시장에서 KT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며 "자산 매각을 한다고 곧바로 자본시장이 우호적으로 돌아서지는 않겠지만, 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도 빠르게 후속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황창규 신임 회장이 부임하고 조직 개편이 과도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의견이 하나로 뭉쳐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과거 KT의 M&A는 코퍼레이트센터(Coperate Center)에서 담당했으나, 최근 비서실로 의사 결정권한이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