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성방송-IPTV 상호잠식 "어쩌나"
위성방송 가입자수 감소 추세…UHD시대 개막에 '사활'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이 모회사의 IPTV 서비스 올레TV에게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IPTV 대비 위성방송의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30일 KT스카이라이프가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가입자수는 194만 4005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4000명 이상 감소했다. 2011년까지만 해도 205만 명을 넘던 위성방송 가입자수는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난해에는 20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동안 스카이라이프와 올레TV를 결합한 상품인 올레티비스카이라이프(OTS) 가입자수는 100만 명 이상 늘어났다. OTS 가입자수는 2011년 120만 3804명에서 지난해 223만 2808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OTS 가입자는 1분기에도 3만 6716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방송 가입자수가 감소하는 반, 결합상품 가입자수가 증가하는 현상은 소비자들의 선호가 위성방송에서 IPTV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KT스카이라이프 입장에서는 올레TV와의 결합상품 판매를 촉진시켜 줄어든 위성방송 가입자수를 만회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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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방송은 출범 초기에만해도 난시청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많은 기대를 얻었다. 하지만 인터넷 망을 기반으로 한 IPTV가 등장하면서 위성방송은 경쟁 우위를 잃기 시작했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높다는 특수성에 IPTV의 콘텐츠가 위성방송보다 풍부하다는 점이 작용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집집마다 인터넷 망이 깔려 있는 우리나라 실정을 고려할 때 군부대처럼 특수한 곳이 아니라면 굳이 위성방송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면서 "KT스카이라이프는 자사의 위성방송이 KT의 올레TV보다 어떤 비교우위가 있는지를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결국 가격정책을 통해 경쟁해야 하는 구도"라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도 이같은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4월 말 열린 실적발표회를 통해 "올레TV가 OTS의 경쟁력을 상당 부분 쫓아온 상태"라며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초고화질(UHD) 방송시대 개막이 KT스카이라이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IPTV는 화질에 비례해 데이터 전송량이 늘어나는 까닭에 네트워크 투자 부담이 가중되지만, 위성방송의 경우에는 부담이 덜하다. 황창규 KT회장이 "계열사간 융합을 통한 차세대 미디어 산업 강화"를 주문했다는 점에서 KT스카이라이프의 존재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고화질(HD) 시대에 위성방송이 우위를 나타낸 것처럼 UHD시대에도 화질 측면에서는 위성방송의 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위성방송이 UHD 시대를 준비하는 KT그룹 전반의 네트워크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KT스카이라이프의 역할은 반드시 재조명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