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미디어허브, 첫 해부터 KT에 '고배당' 왜?
지난해 순익 208억…1분기 180억 배당하며 '적자전환'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6일 17: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KT미디어허브의 첫 연간 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사업을 내세운 황창규식 미래 비전을 이끌어나갈 핵심 계열사다. KT의 자금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관측된다.16일 업계에 따르면 KT미디어허브는 지난 1분기 중 KT에 배당금으로 약 180여 억 원을 지급했다. 설립 2년 차였던 지난해 실적에 대한 배당이다. 2012년 12월에 신설된 만큼 지난해가 연간 실적을 집계한 첫 번째 해다.
KT미디어허브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20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현금흐름은 199억 원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지난해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모회사인 KT에 건낸 셈이다. KT는 KT미디어허브의 지분을 100% 들고 있다.
고배당을 단행하자 실적이 타격을 받았다. 180여 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여파에 KT미디어허브의 실적은 올해 1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마이너스 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에는 45억 원 흑자였다. 매출액은 608억 원에서 792억 원으로 30% 가량 늘어난 가운데 받아 든 성적표다.
현재 KT미디어허브는 자금 사정이 넉넉치 않다. 배당을 하기 전인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595억 원이다. 연초 744억 원에서 149억 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여기에 배당금으로 빠져나간 현금을 감안해야 한다. 아직 신생 기업인 만큼 설비 취득 등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35억 원으로 나타났다.
황창규 회장은 KT를 탈바꿈할 비전으로 '기가토피아(GiGAtopia)'를 내세웠다. 3년 간 4조 5000억 원을 투입해 유·무선을 통합한 기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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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프라를 활용한 첫 번째 사업이 바로 미디어 분야다. 기가 인프라를 기반으로 IPTV 초고화질(UHD) 기가TV를 올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한 고화질 동영상 전송기술인 '올레파워라이브(eMBMS)'도 주목 받고 있다.
KT는 KT미디어허브를 미디어 사업의 주축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올레TV·올레TV모바일·광고매체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황 회장은 KT스카이라이프·KT뮤직·KTH 등과 함께 그룹 형태로 운영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KT미디어허브와 KT, KT미디어허브와 KT스카이라이프 합병설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KT가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생 업체가 벌어들인 현금을 대부분 배당하는 데 쓰는 건 이례적"이라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KT가 자금 마련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