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외이사 40%가 '관피아'…신세계는 82%
관료 출신의 60%는 4대 핵심 권력기관 출신
유성용 기자 (ceoscore@ceoscoredaily.com) 2014.06.25 08:41:49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피아’에 대한 사회적 비판여론이 거세지만 대기업 그룹의 ‘바람막이’용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선호도는 되레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49개 그룹 사외이사의 관료 출신 비중은 37%로 전년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이 중 법원·검찰을 비롯해, 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감사원 등 기업 경영과 밀접한 4대 핵심 권력기관 출신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25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상호출자제한 49개 기업집단 238개 상장사의 사외이사(1분기 보고서 기준) 출신 이력을 조사한 결과 총 750명 중 36.9%인 277명이 관료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해 전체 사외이사 수는 7명 줄었지만, 관료 출신은 268명에서 9명이 늘었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도 35.4%에서 1.5%포인트 상승했다.
관피아 역풍이 거세지만 대기업들조차 각종 규제 등 공권력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권력기관 출신 관료들을 대거 영입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외이사가 대주주 일가의 독단경영과 전횡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기업이 오히려 외풍을 막는 ‘바람막이’로 악용하는 셈이다.
특히 올 들어 대기업 사외이사는 국세청(관세청)과 감사원 출신이 11명(20%) 이상 늘며 핵심 권력기관 출신에 대한 선호도를 반영했다. 이에 따라 4대 권력기관 출신 인사는 165명에서 173명으로 늘었고, 관료 사외이사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1.6%에서 62.5%로 높아졌다.
법조(법원·검찰) 출신 인사가 84명으로 가장 많았고, 세무(국세청·관세청) 50명, 공정위 24명, 감사원 15명 순이었다.
반면 학계와 재계 출신 사외이사는 381명에서 367명으로 14명(-4%) 감소했고, 그 빈자리를 관료 출신 인사가 고스란히 차지했다.
49개 그룹 상장사 사외이사 관료 출신 비중 순위 | ||||
순위 | 그룹 | 사외이사 수 | 관료 출신 | 비중 |
1 | 신세계 | 17 | 14 | 82.40% |
2 | 영풍 | 13 | 9 | 69.20% |
3 | 현대산업개발 | 6 | 4 | 66.70% |
4 | 롯데 | 29 | 19 | 65.50% |
5 | 동국제강 | 19 | 12 | 63.20% |
6 | CJ | 28 | 17 | 60.70% |
7 | 현대자동차 | 46 | 23 | 50.00% |
7 | 한국타이어 | 8 | 4 | 50.00% |
7 | 세아 | 8 | 4 | 50.00% |
7 | 삼천리 | 6 | 3 | 50.00% |
11 | 두산 | 25 | 12 | 48.00% |
12 | OCI | 15 | 7 | 46.70% |
13 | 현대 | 13 | 6 | 46.20% |
14 | SK | 58 | 26 | 44.80% |
15 | 효성 | 14 | 6 | 42.90% |
16 | 현대중공업 | 10 | 4 | 40.00% |
16 | 아모레퍼시픽 | 5 | 2 | 40.00% |
18 | 태영 | 8 | 3 | 37.50% |
19 | 현대백화점 | 19 | 7 | 36.80% |
20 | LS | 17 | 6 | 35.30% |
21 | 동부 | 20 | 7 | 35.00% |
22 | 교보생명보험 | 3 | 1 | 33.30% |
23 | 한솔 | 16 | 5 | 31.30% |
24 | 삼성 | 56 | 16 | 28.60% |
24 | 대림 | 7 | 2 | 28.60% |
26 | GS | 25 | 7 | 28.00% |
27 | KT&G | 11 | 3 | 27.30% |
28 | 한화 | 26 | 7 | 26.90% |
29 | 코오롱 | 15 | 4 | 26.70% |
30 | 대우건설 | 4 | 1 | 25.00% |
31 | 포스코 | 17 | 4 | 23.50% |
31 | 한진 | 17 | 4 | 23.50% |
33 | 금호아시아나 | 18 | 4 | 22.20% |
34 | LG | 42 | 9 | 21.40% |
35 | 한진중공업 | 10 | 2 | 20.00% |
36 | 태광 | 11 | 2 | 18.20% |
37 | KT | 29 | 5 | 17.20% |
38 | S-Oil | 6 | 1 | 16.70% |
38 | 한라 | 12 | 2 | 16.70% |
40 | KCC | 7 | 1 | 14.30% |
41 | 대성 | 16 | 2 | 12.50% |
42 | 대우조선해양 | 5 | - | - |
42 | 미래에셋 | 5 | - | - |
42 | 이랜드 | 2 | - | - |
42 | 하이트진로 | 6 | - | - |
출처 : CEO스코어 | ||||
*사외이사는 1분기 보고서 기준 / 기타관료는 4대 권력기관 이외 | ||||
*부영, 한국지엠, 홈플러스, 코닝정밀소재는 상장사 없음 |
그룹별로는 신세계가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가장 높았다. 7개 상장사 17명의 사외이사 중 무려 82.4%인 14명이 관료 출신 인사였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신세계, 이마트,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푸드 등 전체 상장사의 절반이 넘는 4곳에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100%를 보였다.
2위는 영풍으로 13명 중 9명(69.2%)이 관료 출신 인사였고, 현대산업개발(66.7%), 롯데(65.5%), 동국제강(63.2%), CJ(60.7%) 등이 60% 이상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 한국타이어, 세아, 삼천리는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딱 절반을 차지했고, 두산(48%), OCI(46.7%), 현대(46.2%), SK(44.8%), 효성(42.9%), 현대중공업(40%), 아모레퍼시픽(40%), 태영(37.5%) 등도 평균치보다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반대로 하이트진로, 이랜드, 미래에셋, 대우조선해양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한 명도 없었다.
동부제철 원유승, 현대엘리베이터 박의명은 감사원 국장 출신으로 올해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대기업 그룹 사외이사 중에는 검찰총장, 장관 등 고위 관료 출신 인사도 대거 포진해 있다.
두산엔진 정구영(23대 검찰총장) 사외이사를 비롯해 금호산업 김도언(26대), 삼성전자 송광수 사외이사(33대), CJ오쇼핑 김종빈(34대) 사외이사 등이 역대 검찰총장을 지냈다.
삼성생명보험 박봉흠(기획재정부), 삼성증권 김성진(해양수산부), SK C&C 이환균(국토교통부), SK이노베이션 김영주(산업통상자원부), GS 이귀남(법무부), KT 김종구(법무부), CJ대한통운 이기호(고용노동부), 고려아연 이규용(환경부), 코오롱인더스트리 김성호(보건복지부), 삼천리 곽결호(환경부) 등은 장관 출신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