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번호이동 전산망 수시 불통' 한달째 반복 왜?
일각선 "과열 감추려 의도적" 제기
SK텔레콤의 번호이동 전산망이 무려 한달 가량 수시로 불통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SK텔레콤 서비스 장애 당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피해 보상 대책을 발표하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SK텔레콤의 번호이동 전산망이 수시로 불통되는 현상이 한달 가량 이어지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가입자들은 당일 개통이 어려워 불편이 큰데다 휴대폰 유통상들도 가입자 이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번호이동 전산망은 지난달 20일께부터 현재까지 1주일에 수 차례씩 적게는 1시간에서 많게는 4시간 이상 별도 공지도 없이 장애를 일으키고 있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10년 넘게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 중인 A사장은 "SK텔레콤 번호이동 개통 전산망이 자주 막힌다"며 "이런 현상이 벌써 1개월이 다 되도록 반복되고 있는 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금요일에 휴대폰을 사서 개통하려고 온 고객의 경우 전산망 오류로 가입이 안되면 그 다음주 월요일에 다시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벌어진다"며 "이 바람에 가입자를 빼앗기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고객센터 측은 "번호이동 및 기타 업무 과다로 인해 전산망 장애가 계속되고 있다"며 "번호이동 인증 시도를 반복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SK텔레콤측에서 주장한 번호이동 과다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최근 한 달(6월14일~7월15일) 사이 일일 평균 번호이동은 1만6,829건 건으로 과열이 아닌 진정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SK텔레콤이 번호 이동 숫자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산망 오류를 일으키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방송통신위원회 번호이동이 일일 평균 2만4,000건이 넘으면 과열로 판단해 시장조사에 나서는데 이 조사를 피하기 위해 전산망 처리 속도를 늦춰 번호이동 숫자를 낮춘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올 3월에 5시간 40분 동안의 통화와 데이터 장애 등으로 큰 혼선을 빚은 바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