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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신발끈 다잡다…하반기 기대감

입력시간 | 2014.08.27 15:55 | 김현아 기자

무선사업, 바닥찍고 도약..추석특수 노린다
KT ENS 채권 15%만 인정..개인정보 보안은 쌍두마차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조금씩 턴어라운드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무선사업은 과거 2년 동안의 부진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황창규 KT 회장은 최근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본업인 통신사업이 얼마나 중요한가 망각하고, 기존 고객과 시장 방어를 무시했었다”면서 “인터넷, TV, 모바일 고객은 다른 사업을 할 때 꼭 필요한 기반이 된다”고 부연했다.

황 회장이 KT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것은 1월 27일, 7개월 동안 많은일들이 있었다. 8300명이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떠났고, 엔지니어링 자회사인 KT ENS가 금융권 사기대출에 연루돼 법정관리됐으며,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대규모 피해보상 위기에 처하게 됐다. KT ENS 사기대출 사건과 870만 가입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모두 전임 이석채 회장 때 발생했지만, 황 회장 취임직후 터지면서 내부를 추스르기 쉽지 않았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특별 위로금 등으로 2분기 813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선사업, 바닥 찍고 도약…추석 특수 노린다

그러나 이젠 한숨 돌린 것으로 보인다. 주요 매출원인 무선 분야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KT는 지난 7월 말 현재 알뜰폰 포함 1689만 2495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시장점유율 30.13%를 기록했다. 이는 이석채 전 회장 활동 초기인 2010년 31.6%의 점유율보다는 낮지만, 30.09%(2013년)보다는 다소 오른 수치다.

특히 KT는 8월 말부터 9월 추석 이후 각각 7일 간 영업정지 당하는 LG유플러스나 SK텔레콤과 달리, 혼자 영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추석 대목을 노릴수 있는 것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추석기간 중 번호이동건수가 평시보다 최대 17%까지 증가했다. 올해 7,8월의 경우 번호이동 건수가 1만 6000건 수준으로 냉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휴대폰을 바꾸려는 대기 수요자들이 올해 추석 특수를 이용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추석연휴 k번호이동 증가 현황(출처: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KT ENS 채권 15%만 인정…개인정보 보안은 쌍두마차 체제로

KT ENS가 얽힌 대출사기 사건도 금융사 85%, KT ENS는 15%만 채권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전체 2900억 원 중 KT ENS는 434억 원만 갚으면 되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는 결정문에서 “금융사들이 대출심사를 철저히 했다면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들이 짜고 매출 채권을 위조해 대출받으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KT ENS는 채무액 전체를 변제할 방침이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사건은 여전한 악재다. 법원이 피해자 2만 8718명이 KT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인당 10만 원 지급’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KT는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지만, 870만 피해자들이 전부 소송을 제기할 경우 최대 8700억 원의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황 회장은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알려진 뒤 정보보안단을 신설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직급을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격상하면서 신수정 전 인포섹 대표를 영입한했다. IT서비스 자회사인 KTDS도 시큐아이닷컴 출신의 보안 전문가 윤덕상 상무(정보보호센터장)를 데려왔다. 신수정 단장과 윤덕상 상무는 국내 보안 컨설팅 태동기부터 활약한 국내 최고의 보안 전문가들이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이 기업문화실을 만든 데 이어 이메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KT그룹의 위기가 바닥을 찍고 비상하는 일만 남았기 때문 아니겠느냐”면서 “어려운 살림에 400여 명의 대졸사원 공채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KT그룹은 9월 1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나선다.KT본사 영업관리, 네트워크, R&D분야 200여 명, BC카드, KTDS, KTH, KT스카이라이프 등 8개 계열사의 15개 분야 200여 명 등이다. 상반기에는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공채가 없었고, 지난해에는 고졸 550여 명을 포함해 1000여 명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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