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최근 5년간 이동통신3사가 광고비에만 쏟아부은 돈이 3조4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쉽게 접하는 지상파의 5대 광고주에 모두 포함되는 등 소비자 유치를 위한 이통사의 거대한 광고비 지출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이 21일 이통3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2014년 6월(상반기)까지 광고선전비로 투입한 예산은 3조455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 이통사가 광고선전을 위해 지출한 광고비 규모는 해마다 증가, 2010년 6861억원에서 2013년에는 22.6% 증액된 8411억원에 이르렀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1조6777억원을 지출했고 LG유플러스 1조847억원, KT 693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KT는 유일하게 2012년 광고비를 300억원가량 감축했으나 지난해 다시 예년수준으로 확대 지출했다.
광고비는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사업보고서에 기재한 ‘광고선전비’ 항목만을 집계한 것이며 세무상 광고선전비는 사업과 관련된 재화, 용역 등의 판매 또는 공급의 촉진을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선전을 목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또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全) 연령의 소비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상파 광고(TV, DMB 등)의 상위 10대 광고주에 이통3사가 모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에는 SK텔레콤과 KT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고 LG유플러스는 9위를 기록해 격차가 있었으나 작년부터 현재까지 이통3사 모두 5대 광고주에 포함됐다. 해마다 3대 이통사가 지상파 광고를 위해 지출한 광고비는 10대 광고주가 지출한 전체 광고비의 약 35%에 이르고 있다.
류지영 의원은 “통신시장을 잡고 있는 이통3사가 소비자 유치경쟁을 위해 지속적으로 과도한 광고선전비를 지출한다면 손해보전을 통신비로 전가하게 돼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광고선전비 지출보다 서비스 질 향상 등에 대한 지출을 높이는 것이 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5년간 (2010년부터 2014년 9월까지 집계) 지상파 10대 광고주에 특정 대기업들만이 포진해 있어 비정상적인 광고시장을 구축하고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류 의원은 “한두 개 업체 외에는 10대 광고주에 특정대기업들이 순위만 바뀌고 있어서 ‘그들만의 리그’가 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며 “중소기업 등 정작 광고가 필요한 업체들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