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용폰 '멸종'? 이통3사 중 가장 적어
기사승인 [2015-01-20 06:00]
아시아투데이 배성은 기자 = KT가 국내 이통3사 중 전용폰 모델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통시장 1위 업체 또는 계열사에 전용폰을 몰아주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최근 3년간 출시한 전용폰은 3종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전용폰 19종을 출시했다. KT의 6배 이상이다. LG유플러스도 KT보다 2배 많은 6종을 출시했다. 이통업계 2위인 KT가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보다 전용폰이 적은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스마트폰 최대 공급사인 삼성전자가 이통업계 1위 SK텔레콤에, LG전자는 계열사인 LG유플러스에 전용폰을 몰아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3대 주주로 있는 팬택 역시 SK텔레콤에 전용폰을 몰아줬다.
삼성전자는 2012~2014년 출시한 전용폰 13종 중 10종을 SK텔레콤에 공급했다. KT에는 2종, LG유플러스에는 1종을 제공했다. LG전자는 8종 중 3종을 LG유플러스에, SK텔레콤에 4종을 공급했다. KT에는 단 1종을 공급했다. 이통 3사의 5:3:2 시장 구도를 고려하면 LG유플러스에 몰아준 셈이다
이통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KT의 전용폰 개수가 터무니 없이 적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과거 아이폰 사건이 아직까지 이어지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전용단말기는 일반적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제조사와의 협의를 통해 출시된다. 제조사의 요청이나 통신사의 요구에 따라 전용 단말기 출시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동통신사가 전용폰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음성적인 보조금 지급이 어려워지면서 서비스 차별화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용폰은 제조사와 출고가 인하 협상을 일대일로 진행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시장지배력이 강한 이통사에 전용 단말을 공급해야 일정수준 이상의 물량을 판매할 수 있다. 전용 단말기 개발·생산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매출 증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제조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거래처다. 전용폰이 SK텔레콤에 몰리는 이유다.
KT 관계자는 “소비자 요구에 맞는 스마트폰이 많이 출시되면서 전용폰의 필요성이 점점 줄고 있다”며 “KT는 하드웨어 보다는 KT만의 개성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등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