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1년 황창규 KT의 삼성화 실험, 비서실 삼성식으로 개편
- 입력 : 2015.01.22 11:35
- 오는 27일 취임 1년을 맞는 황창규 KT 회장이 직속 비서실을 삼성 미래전략실과 같은 체제로 개편했다. 삼성전자 출신인 황 부회장이 KT를 삼성식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그러나 민영화된 공기업인 KT에 외부에서 삼성식 시스템을 이식하는 방식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과거 구조조정본부란 명칭으로 불렸던 삼성 미래전략실은 그룹 사주의 직접 지시를 받아 삼성 그룹 계열사 전체를 조율·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대기업은 대부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비서실을 가지고 있지만 삼성 미래전략실은 과거부터 타 기업 비서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그룹을 전체를 이끌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연말 인사를 통해 비서실을 1·2·3팀으로 전면개편했다. 1팀은 그룹의 주력 사업이자 본체인 KT를, 2팀은 나머지 KT 그룹 자회사를 관장한다. 삼성 미래전략실의 경우 1팀은 그룹의 주력인 전자계열사를, 2팀은 그 외 계열사를 맡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주력 사업은 1팀, 그 외의 사업은 2팀이 맡는 구조다. KT 비서실 3팀은 기본 임무가 홍보로 그룹 자회사 전체 홍보를 총괄한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과 같은 역할이다.
3명의 팀장 가운데 2명도 삼성에서 일했던 인물이다. 2팀장인 김인회 전무는 1989년 삼성전자 경리과에 입사해 일본삼성·삼성코닝·삼성중공업을 거친 재무통으로 작년 KT로 자리를 옮겼다. 3팀장인 KT렌탈 윤종진 전무도 삼성전자 출신으로 다양한 IT 기업에서 경험을 쌓고 나서 작년 KT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1·2·3팀을 통솔하는 비서실장은 정통 KT맨으로 사내 전략통인 구현모 부사장이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삼성 그룹의 성공으로 그 효율성을 인정받은 조직이다. 그러나 황창규 회장이 삼성전자에 재직하던 시절엔 이학수 전 실장의 권한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그동안 서초동에서 일했던 비서실 직원들이 26일 광화문에 새로 지은 신사옥에 입주하며, 이후 본격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