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의 KT 구조조정] 황창규 회장이 KT렌탈 매각 추진한 이유는?
KT그룹이 추진하던 KT렌탈 매각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18일 롯데그룹이 선정되며 황창규 회장의 KT그룹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황 회장이 KT렌탈 매각을 추진한 것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KT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황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명예퇴직 등 인적 구조조정과 계열사 매각 등 사업 구조조정을 병행하고 있다.
황 회장이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취임 당시 KT의 실적이 매우 나빴기 때문이다. 황 회장 취임 직전인 2013년 4분기 KT는 18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정도로 실적이 악화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30% 줄어든 8400억원에 그쳤다. 황 회장은 지난해 임원을 30% 이상 줄이는 등 총 8000여명을 퇴직시키는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계열사의 흡수합병과 매각 등도 추진했다.
계열사 구조조정의 핵심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황 회장의 방침이다. 황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하며 “통신 대표기업 1등 KT를 만들겠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지난해 5월에는 초고속으로 연결된 세상인 ‘기기토피아’를 실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전임 이석채 회장이 ‘탈(脫) 통신’을 외치며 통신과 관계가 없는 여러 사업에 손을 댄 것과 달리, 황 회장은 KT를 다시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ICT 전문 그룹으로 돌려놓으려는 것이다.
지난해 KT는 29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명예퇴직 비용이 1조2000억원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수익 구조가 더는 악화하지는 않은 셈이다. 인력 감축으로 연간 4700억원 이상의 손익 개선 효과가 있다고 KT는 설명했다. 황 회장은 지난 1월 광화문 신사옥 입주식을 하며 “기술을 리드하고 세계 1등 기업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5세대(5G) 통신분야 기술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의 기반이 되는 통신분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황 회장은 또 올해 성과를 낼 신사업 분야도 대부분 ICT 역량에 기반을 둔 것들을 꼽았다. 서울대와 공동으로 진행 중인 유전자 분석 프로젝트, 글로벌 사업으로 추진 중인 클라우드 IDC와 네트워크 솔루션 등이다. KT 관계자는 “KT캐피탈 매각까지 연내에 마무리해 글로벌 통신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