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게 뺀 황창규號…이제부턴 실적이다
아시아투데이 배성은 기자 = KT는 지난해 9000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면서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최근 비통신 계열사를 정리한 만큼 올해 주력 사업인 통신서비스 분야에 역량을 동원해 실적 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KT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2만3371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 직원 수 대비 27.98% 감소한 수치다. 계약직의 경우 2013년(632명)에서 2명 줄어든 630명을 기록했다.
이는 황창규 KT 회장(62)이 지난해 1월 취임 후 체질 개선 차원에서 조직 슬림화를 단행한 결과다. KT는 황 회장 취임 직후 상무급 이상 임원을 기존 135명에서 95명으로 30% 감축했다. 지난해 4월 KT는 직원 83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황 회장 자신도 연봉 30%를 자진 삭감하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하지만 KT는 대대적 인력감축에 따른 명예퇴직금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29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황 회장이 취임 전인 2013년의 영업이익은 839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손실 폭은 1조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의 경우 전년(603억원)과 비교해 9000억원 이상 치솟은 966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지난해 희망퇴직금이 대규모로 발생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지만 사업적 측면에서는 건전한 재무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무선 사업의 경우 가입자 및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성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무선 사업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7조314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올해 기존 통신 서비스에 무게 중심을 두고 수익 창출에 나선다. 지난해 인력 재조정으로 체질 개선을 하고 최근 KT렌탈·KT OIC 등 비통신 계열사 매각을 단행함에 따라 올해 통신서비스에 집중 가능한 환경이 마련됐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이와 동시에 KT는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등 5대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선다. KT는 통신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유선사업에서 기가급 속도의 인터넷을 기반으로 ‘기가토피아’ 시대를 선언한 바 있다. 기가토피아란 현재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광인터넷을 포함해 차세대 이동통신 5G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내세운 KT의 미래성장 비전이다.
한편 KT의 수장인 황 회장은 삼성반도체 DVC 담당, 삼성반도체 상무이사,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및 기술총괄사장 등을 거치며 삼성 반도체 성공 신화를 주도했다. 업계에서는 그가 진행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두고 친정인 삼성 특유의 인력 재조정 작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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