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社, 단통법 덕분에 돈 굳었네
[SKT·KT·LGU+, 1분기 영업益 2배 가까이 껑충]
매출은 작년과 비슷하지만 각종 혜택·마케팅 축소해 가입자 유치비용 줄어들어
통신3社 "작년 LTE 때문에 마케팅비 과다 지출된 시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1분기 실적이 1년 전보다 일제히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매출은 소폭 성장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한 데 비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사업을 잘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작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실시된 이후 이통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대폭 축소하면서 나타난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단통법은 이통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보조금 상한액을 33만원으로 제한하고 이를 어기면 엄중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고객에 대한 각종 혜택을 줄이고 없앤 것이 고스란히 이통사의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통 3사, 마케팅 비용 줄여서 영업이익 증가
SK텔레콤은 올 1분기에 매출 4조2403억원, 영업이익 4026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0.9%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59.5%가 늘었다.
올 들어 실적이 좋아진 것은 KT와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KT는 1분기에 영업이익 3209억원을,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1547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작년 1분기보다 매출이 8.1% 감소하는 사이 영업이익은 오히려 36.7% 증가했다. 3사를 합치면 올 1분기에 총 878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작년 1분기(5016억원)보다 1.8배 증가했다.
실적 호전의 '1등 공신'은 마케팅 비용 축소였다. 마케팅비는 휴대폰 구매 보조금(지원금)이 주류를 이루며 멤버십 혜택, 광고비, 판촉 이벤트 비용 등도 포함된다. 이통사들은 "단통법 때문에 보조금을 법정 한도 이상으로 쓸 수가 없다"는 이유를 대며 마케팅비를 대폭 줄였다. SK텔레콤은 작년 1분기 1조10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썼지만 올 1분기는 23.2%가 줄어든 8460억원만 지출했다. KT는 마케팅비를 약 700억원, LG유플러스도 500억원을 각각 줄였다.
◇가입자 유치비·멤버십 혜택도 축소
마케팅 비용 축소는 소비자 혜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통사들이 단통법 시행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린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소비자가 휴대폰을 구입할 때 할인해주는 보조금 규모를 줄이면서 실질적인 구입비용이 증가했다는 반응이 많다. 이 때문에 신형 스마트폰이 나와도 구매를 미루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유선과 무선 부문에서 고르게 매출이 늘었고, 1인당 가입자 유치 비용은 오히려 줄어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보조금 외에도 가족 결합 할인, 멤버십 혜택 등도 줄줄이 축소됐다. SK텔레콤은 작년 11월 'T가족포인트' 제도를 도입하며 "2명 이상의 가족이 결합하면 매월 최대 2만5000점까지 포인트를 적립해 휴대전화 교체나 유료 콘텐츠 구입 등에 쓸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올 2월 전격 폐지됐다. KT는 고객들에게 쌓아주는 멤버십 포인트의 사용 기한을 '적립 후 2년'에서 1년으로 줄였다. LG유플러스 역시 2월부터 적립한 가족 포인트를 휴대전화 구입에는 쓰지 못하도록 사용처를 제한했다.
이통사들은 올 1분기에 마케팅 비용이 대폭 감소한 것은 일종의 '착시(錯視)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작년 1분기에는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과열 경쟁이 벌어져 마케팅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한 측면이 있다"며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이통사들은 또 특정 지역에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뿌렸던 것과 달리 단통법 이후에는 공시지원금(보조금)을 모든 고객에게 똑같이 지급하다 보니 고객 한명 한명은 보조금이 줄어든 것처럼 느낀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