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말?]통신비 1조 절감?…통신사는 웃는다
가계통신비를 1조 원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지난 19일 SK를 마지막으로 이동통신 3사의 요금체계가 데이터 중심으로 모두 바뀌면서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근거는 이렇습니다.
· 기존에 음성 무제한 요금이 5만 1000원 대였는데 2만 9900원으로 인하되니까 데이터를 많이 안 쓰는 3백만 명이 매달 약 2만 원씩 연간으로는 총 7천억 원이 절감된다.
· 무약정으로 높은 요금을 내던 233만 명이 연간 약 3천600억 원 (약정시 할인액 1만 3천 원 × 233만)을 절감하게 된다
하지만 이 가정은 해당 가입자들이 모두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에 가능한 이야기이지 실제 혜택이 당장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미래창조과학부도 개개인의 이용 패턴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소비자가 연 1조 원을 절약하게 되면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매출이 1조 원 줄어든다는 이야기인데 상식적으로 이동통신사가 그렇게 손해를 보면서 장사할 리가 없겠죠.
문제는 데이터야!
사실 음성 통화량은 지난 몇 년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반면 데이터 사용은 매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사업자 입장에서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수익이 늘어날까요? 당연히 데이터입니다.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 사용량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음성통화를 중심으로 묶여 있는 가입자들을 데이터 종량제 기반의 요금제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이미 미국과 일본 통신사들은 한국보다 앞서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도를 도입했습니다.
LTE 이용자는 이미 한 달에 평균 3.36 GB 쓴다
위의 그림을 보면 지난 3월 말 현재 1인당 월평균 데이터 트래픽은 2.25GB(기가바이트)입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데이터 요금제라면 4만 원 안팎의 요금이 들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엔 약간의 눈속임이 들어가 있습니다. 2.25GB라는 수치는 3G와 4G를 합쳐서 평균을 낸 것입니다. 3G와 4G(LTE)로 나누어서 본 1인당 월평균 데이터 트래픽은 이렇게 나옵니다.
3G는 올 들어 986MB로 1GB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4G는 3.36GB를 돌파했습니다.
그런데 3G는 계속 줄고 있고 4G 사용자는 큰 폭으로 계속 늘어납니다. 지난 3월 말 현재 3G는 1,396만 명이고 4G 가입자는 3,720만 명입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데이터 사용량이 4GB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4GB를 넘어가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서는 어떤 요금제를 써야 할까요?
요금표를 보니 4GB와 5GB에 해당하는 요금제는 없습니다. 건너뛰어서 6GB대 요금제를 써야 합니다. 요금은 5만 원 안팎이 됩니다. 기존 LTE 69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가 5GB긴 하지만 2년 약정할인을 고려하면 5만 2500원(부가세 별도)이었으니까 큰 차이도 없습니다.
4G 사용자가 늘고 1인당 평균 월 데이터 트래픽도 4GB를 넘어서게 되면 결국 상당수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기존 요금제로 치면 69 요금제 이상으로 넘어오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가입자당 월 평균매출이 3만 원 중반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 비춰보면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꽤 괜찮은 시나리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동안 이동통신 기본료 1만 1000원 폐지 등 통신료 인하를 요구하던 소비자 · 시민단체들은 이번 요금제가 선택의 폭을 넓힌 측면은 있지만, 통신료 절감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단기적으로는 이동통신사 매출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데이터 사용량 증가 추세로 볼 때 중장기적으로 탄탄한 수익 기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가입자들을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끌어들이기 위한 이동통신 3사 간의 마케팅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인 추세도 그렇고 음성통화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데이터 기반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요금제 개편으로 보는 시각과 통신비 절감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공약을 예정보다 2년 앞당겨 시행하게 됐다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시각.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