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생사 가를 통신망, 정전만 돼도 속수무책"
YTN 강진원 입력2015.11.05. 05:23기사 내용
[앵커]
침몰 등 긴급 상황에서 승객의 '생사'를 가를 수도 있는 무선중계국의 여객선 통신망이 당국의 관리 부실로 최근 먹통이 됐다고 어제(4일) 보도해드렸는데요.
정전됐을 때 원격이나 자동으로 전원 공급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게 주요 원인인 것으로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관리 감독 책임자들은 이런 문제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강진원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0월 3일 여객선 전용 통신망인 VHF 장비가 먹통이 된 나로도 무선 중계국.
전기 공급이 끊긴 게 통신 두절의 일차적 원인이었습니다.
비상시 사용하는 예비 배터리가 방전돼 장비 가동이 멈춘 겁니다.
전기가 들어오면 예비 배터리의 방전을 막기 위해 한전의 전기로 장비를 다시 가동해야 하는데, 운항관리센터에서 원격 제어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직원이 무선중계국까지 직접 가는 사이 배터리 전원이 나가는 셈입니다.
[선박안전기술공단 관계자]
"현재는 원격으로 조절할 방법이 없어서 인력이 가서 리셋(조치) 시켜야…. 그게 좀 아쉽습니다."
해수부 산하 선박안전기술공단이 관리하는 무선중계국 6곳 모두 같은 상황입니다.
비슷한 통신망 등을 운용하는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경찰의 사정과 비교할 때 대조적입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
"충전(전기)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전기가 작동해서 (VHF) 장비가 운영되는 거죠."
(배터리 방전을 막기 위해서군요?)
"그렇죠. 그렇죠."
감독 기관인 해양수산부와 선박안전기술공단 본부는 이런 문제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
"일단은 (무선중계국에) 가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 부분은 오후에 들었죠."
[선박안전기술공단 관계자]
"저희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요. 일제점검을 해서 개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5분 이상 정전된 사례는 전국적으로 446건, 월평균 40여 차례나 됩니다.
중계국이 몰려 있는 남부 지방 역시 수십 건에 달합니다.
결국, 시설개선이 있기 전까지 해수부 산하기관의 운항 관리를 받는 103개 항로, 여객선 160여 척은 언제 먹통이 될지 모를 통신 장비로 운항을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