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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U+, SK의 CJ인수건 계기 역사적 앙금 수면위로.."또다시 당할 수도"

KT, "헬로비전 인수, 신세기 통신 사례와 같아" · LGU+, "역점사업 밀릴라"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발표하면서 이동통신 업계에 해묵은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KT는 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에 1위 자리를 빼앗긴 뼈아픈 과거를, LG유플러스는 후발주자로서의 받았던 오랜 설움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KT 관계자들은 CJ헬로비전 인수 건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인수 건이 과거 신세기 통신 인수 사례와 비슷하다고 여기고 있다.   정부는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 설립 이후 신세기 통신을 제 2 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했다. 

그런데 1999년 SK텔레콤이 당시 이동통신 2위 사업자였던 신세기 통신 지분을 대거 인수하면서 1대 주주가 됐다. 1위와 2위 사업자가 합병하게 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점유율을 50%미만으로 유지한다는 조건을 달아 인수합병을 인가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SK텔레콤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었다. 

한 KT관계자는 “(신세기 통신은) 당시 KT가 신세기 통신 기지국을 다 설치했다”면서 “그런 신세기 통신을 SK가 인수하게 되면서 지금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굳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번 돈으로 결국 하이닉스나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데 쓰인 거 아난가”라고 꼬집었다.

특히 CJ헬로비전 인수가 유선통신, 미디어 사업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 KT는 우려하고 있다. 이는 신세기 통신 인수 당시 없던 새로운 문제다. 당시엔 유선방송, 유선전화에 초고속인터넷 등을 함께 제공하는 유무선 결합상품이 없었다.  SK텔레콤이 CJ알뜰폰 사용자를 유선 서비스로 끌어들이거나 CJ케이블 가입자를 이동통신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지적한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현행법 상 위법이 아닌 인수 건을 가지고 경쟁사가 트집을 잡는다”고 얘기하고 있다. 공정위와 미래부가 결정을 내리는 사안에 대해 경쟁사가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도 기간통신망 사업자로 유선망을 장악하면서 일종의 ‘갑질’을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점유율 3위 기업으로서 위기감을 다시 느끼고 있다. 후발주자로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한 데다 아이폰 첫 국내 도입 당시 '스마트 혁명'을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해 실기했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내부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는데 그냥 묻혔다”면서 “그때 일을 계기로 수년 전부터 IPTV, 사물인터넷 같은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최근 IPTV 시청자가 원하는 채널을 찾아보기 쉽도록 하기 위해 가상채널 관련 특허 8개를 출원하기도 했다.  LG의 이같은 노력도 일거에 거품으로 화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알뜰폰 가입자와 케이블 가입자를 차지하게 되고 결합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면 결합상품 경쟁력에서 취약한 LG가 당해내기 힘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KT와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에 최대한 조건을 달려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25일 열린 국회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정책개선 토론회’에서 양사 토론자들은 인가 시 엄격한 규제와 조건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희수 KT경영경제연구소 소장과 박형일 LG유플러스 사업협력담당 상무는 “SK텔레콤은 해외 인수합병(M&A)사례를 들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는 신세기 통신 인수 당시와 같은 논리”라면서 “외국에서도 인수합병 인가가 나지 않거나 칸막이 규제가 존재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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