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이 명예를 생각한다면 즉각 스스로 사퇴하여야 한다
<조선일보> 발 ‘청와대가 이석채 회장 사퇴를 종용했다’는 보도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석채 회장은 ‘명예’를 들먹이며 거부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 보도 직후 청와대는 사퇴 종용 사실 자체를 부인했고, 일부 언론은 정부지분이 0%인 민영화된 kt에 정부가 사퇴 종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논조의 비판을 하기도 하였다.
우리 kt새노조는 kt가 정상적으로 경영이 되었는데, 정부가 자신들의 사람을 심기 위해 임기 중인 회장을 교체하는 것이라면 단호히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kt는 다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비정상 경영의 일상화였다.
이미 수도 없이 언급된 낙하산 인사는 정말 그 끝이 어딘지 모른다. YS인맥부터 최근의 친박 인사에 이르기까지 이석채 씨 자신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경력, 능력을 가리지 않고 영입했다.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 언론계, 친인척 까지 가리지 않고 낙하산으로 받아들였다. 회사의 필요가 아닌 회장의 자리 보전을 위해 이렇게 무분별하게 인사를 영입한 결과 실적은 최악이었다.
지난 7월 kt는 역사 상 처음으로 월 적자를 기록했다. 단순히 일회적 적자가 아니다. 2분기 kt의 실적 결과를 보면 영업이익, 영업수익이 모두 줄었다. 뿐만 아니라 통신기업의 실질적 기반인 무선가입자 수조차 줄었다. 같은 기간 경쟁업체인 SKT와 LGU+는 약진을 하였다. 경영자로서 무슨 변명이 필요하랴!
실적만 나쁜 게 아니다. ‘탈통신’ 한다며 공기업 시절 국민의 돈으로 확보한 알짜배기 부동산도 매각했다. 무려 39개 부동산, 1조 원어치를 팔았다. 자산은 팔고 실적은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는 이 책임이 이석채 회장 아니면 누구에게 있단 말인가! 그 사이 kt노동자들이 배가 불렀는가! 전혀 아니다.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무려 20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자살자만도 26명이다. 오죽하면 시민단체들이 만든 대책위 이름이 ‘죽음의 기업 kt공대위’이겠는가!
한마디로 노동자는 죽어 가고, 기업 자산은 팔려나가고, 실적은 악화되는데 이석채 회장은 대외적으로는 ‘혁신 전도사’임을 자처하며, 자신이 포함된 임원진 급여를 44%올리고 이사회를 자신의 주변인들로 채워 내부의 그 어떤 비판도 허용하지 않은 채, ‘야구단 창단이다’, ‘각종 고문영입이다’ 하며 흥청망청 돈을 써댔고, 거기에는 친인척이 연루된 사건도 있어서 이미 배임 등으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석채 회장의 행태가 정상적인 CEO의 행태라 할 수 있는가 말이다.
최근 모든 사안에 철저하게 대립하는 정치권과 청와대가 유일하게 일치되는 게 있다면 아마도 이석채 회장의 퇴진이 아닐까 싶다. 상황이 이런 만큼 이석채 회장은 ‘명예’ 운운하는 가소로운 애기 집어치우고 즉각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그것만이 이석채 회장 자신과 kt가 더 이상 명예를 더럽히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지금 당장 이석채 회장이 사퇴해야 하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경영을 한 때문임을 kt새노조는 분명히 강조하고자 한다.
2013. 8.29
kt새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