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3세대(3G) 이동통신 전환을 거부한 2세대(2G) 휴대폰 가입자의 집 전화를 고의로 끊어버린 뒤 수리 명목으로 집을 방문해서는 3세대 이동통신으로의 전환을 종용하고 있다고 한겨레가 15일 보도했다. KT는 2세대 휴대폰 가입자가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야 2세대 서비스를 종료하고 4세대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겨레가 입수한 KT 직원의 녹취록에 따르면, KT는 3세대 전환을 거부한 고객의 유선전화를 고의로 끊어버린 뒤 자택을 방문해 2세대 서비스를 종료하고 3세대로 전환할 것으로 종용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실제로 부산 영도구 동삼동, 경기도 동두천의 일부 가입자들은 녹취록의 내용처럼 집 전화가 갑자기 끊기고 3세대 전환을 종용당하는 상황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가 입수한 KT 수도권 한 지사의 지난달 중순 업무지시 녹취록에 따르면, 고객의 유선 전화를 고장나게 한 뒤 접근 해 3세대로 전환할 것을 종용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한 상급자는 직원들에게 "오늘 고장을 낼 것이다. 명단을 줄 테니 보고 단자함 키를 빼든가 선을 끊든가 알아서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는 또한 "우리가 오죽하면 이런 것까지 생각했겠냐"며 "성과가 따라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T가 2세대 통신서비스를 종료하려는 이유는 4세대 통신서비스인 LTE에 필요한 주파가 없기 때문이다. KT는 2세대 가입자가 사용하는 1.8GHz의 주파수를 LTE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15만명의 2세대 가입자들이 3세대 전환을 거부하면서 KT로서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달리 4세대 LTE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KT는 "이번 사건은 회사 차원에서 진행한 일이 아니다"며 "지사에서 이런 일을 진행했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