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4세대(G) 롱텀에볼루션(LTE) 시대를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15만 2G 가입자를 남겨두고 있는 KT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더욱이 반값 휴대폰을 향한 제4 이동통신사 컨소시엄 설립도 초읽기에 접어들면서 KT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 2G 가입자는 현재 15만여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이동통신 환경은 4G 경쟁에 선두를 탈환하려는 분주한 움직임으로 주력 서비스 차별화와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1.8GHz 주파수 할당 경매에서 고배를 마신 KT로써는 2G 서비스를 종료해야 이를 활용한 당초 목표, 4G LTE 서비스에 본격 가세할 수 있다. 그만큼 2G 가입자를 줄여야 부담을 덜 수 있는 셈이다.
올해 들어 몇 차례 2G 폐지 종료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청했던 KT가 이용자보호계획 미흡을 이유로 승인 불허가 난 이후 수정한 이용자보호계획을 다시 내놓으면서 최소 2개월 이상의 이용자 유예기간에 따른 가입자 전환만 인정된 상황이다.
방통위는 “KT의 2G 서비스 폐지 승인여부는 2개월 유예기간을 둬 실제 폐지 승인여부 결정은 12월경 될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3G 전환활동에 ‘성실히’ 주력해 2G 잔존 가입자를 최소화해야 폐지 단락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형국이다.
KT는 확정된 이용자보호계획을 ‘성실히’ 수행해 2G 잔존 가입자를 최소화하고, 11월 중 LTE 서비스 적기 제공을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마련,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있다.
그러나 ‘성실히’라는 답변이 오히려 KT의 발목을 잡고 있다. KT는 방통위의 승인을 받기 위해 ‘2G 잔존 가입자를 줄이자’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곳곳에서 3G 전환에 따른 잡음들이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부산과 경기도 지역 KT 지사가 2G 가입자에 해당되는 집 전화선을 일부로 끊어 3G 전환을 종용하거나 가입자 몰래 서비스를 해지하는 사례와 스팸전화, 스팸문자 등이 논란의 대상이다.
본사 차원에서 주문한 사항은 아니며 관련 내용에 대해 고객과의 원활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게다가 내년 3월이면 임기가 종료되는 이석채 KT 회장으로써는 당장 2G 종료에 따른 LTE의 신 성장 동력을 시장에 안착시켜야하는 선결과제가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연임’이 조심스레 점쳐지는 상황에서 선결과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거대 통신사로써 산전수전을 겪은 KT가 초반 LTE의 주도권을 쥐지 못하면 BC카드를 등에 진 금융장사와 로봇 강아지만 판매하는 탈 통신 사업자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자조적인 내부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2G 가입자 종료는 KT로서는 중요한 요소이자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단순논리로 현재 2G 가입자인 15만여 명은 전체 가입자의 1% 미만이라는 점에서 정부 승인의 가능성도 있다. 1% 미만이라는 수치가 2G 서비스 종료 승인 기준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리한 가입자 수 줄이기만으로 승인을 단락 짓기에는 무리수라는 게 방통위의 견해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방통위의 결정은 오는 23일이다. 정부의 승인 처분이 내려져도 2G 사용을 곧바로 중단할 수는 없다. 3G 전환과 타사 번호 이동 등을 계속 유도해야하는 준비 기간임으로 남아있는 자들의 저항을 피할 수 없어 또 한 차례 진통이 예상된다.
번호통합반대운동본부는 2G 서비스 종료에 따른 문제가 불거진 데는 결국 정부 기관인 방통위의 문제점도 묵고할 수 있기 때문에 잔존 이용자들은 국민감사를 청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기사일자:2011-11-18 18: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