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2 13:16
[뉴스핌=양창균 기자] "이석채 회장의 KT CEO추천위원회 결정은 일종의 꼼수 아닙니까" "KT CEO추천위원회는 왜 존재하는 겁니까"
KT CEO추천위원회(위원장 이현락)가 현 CEO(대표이사)인 이석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추천하기로 의결한 뒤 나온 통신업계 일각의 목소리다. 사실상 이 회장의 연임을 확정한 조치였지만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KT CEO 추천위는 이 회장을 단독후보 형식으로 내세웠다. 이 회장의 강력한 연임의지가 전달된 탓인지 외부공모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KT 정관상 CEO의 외부공모는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입장과 달리 이번 KT CEO추천위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냉소가 묻어나고 있다. 특정후보를 위해 미리 준비된 것 처럼 진행된 KT CEO추천위의 인상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11월 전임 CEO인 남중수 사장이 일사천리로 KT CEO추천위에서 단독후보로 추대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그래도 남 전 사장의 경우 KT CEO 추천위에서 복수자문기관을 활용해 CEO 후보를 물색하는 시늉은 했다.
지금 KT CEO추천위가 특정인물의 단독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기구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형성된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이 회장의 단독후보 추천으로 인해 KT가 낙하산 인사 논란이나 외풍에 흔들리는 모습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계기가 됐다"고 꼬집었다.
KT CEO추천위의 설립의미는 전문성과 신망있는 인물을 찾아 적임자를 추천하는 일이다. KT가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위치를 고려할 때 KT CEO추천위의 역할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이동통신시장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급변하는 영역이다. 그만큼 순간 순간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금처럼 특정 정치인이나 권력의 전유물이 아닌 전문성과 실력을 갖춘 CEO의 자리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이통업계 많은 이들은 이석채 회장의 전문성과 실력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추천위가 단지 '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KT 최고 수장을 가린다는 것은 더 깊은 고민을 할 필요는 분명 있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