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목동·성남센터 사무실 임대사업 확대 나서
수조원 부동산 보유…작년 관련매출 5천억 돌파
케이티(KT)가 전국 요지에 갖고 있는 부동산을 활용한 사업 다각화에 발 벗고 나섰다. 케이티는 8일 40살 이상의 중년 창업자들에게 사무실과 함께 통신·회의실 등 각종 지원설비와 더불어 컨설팅까지 제공하는 ‘올레 서비스드 오피스’ 성남센터를 열었다. 서울 명동·목동, 경기 성남센터 사무실 100곳이 모두 임대됨에 따라 성남에 최대 20인용 사무실 77곳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케이티는 스마트폰 이후 움트고 있는 창업 열기에 부응해, 창업 작업에 필요한 설비를 갖춘 사무실 임대사업 지역을 강남 등으로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케이티는 지난 1월부터 스마트워킹 환경에서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자유롭게 일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스마트 오피스’ 상품을 출시했다.
고정된 책상은 없지만 사물함과 우편함을 제공해주고 목동, 명동, 성남에 있는 케이티의 스마트 오피스 전용 업무공간을 365일 이용할 수 있다. 회의실 및 화상회의 시스템 사용료는 별도이지만, 월 20만원에 3곳에서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어 스마트워킹 시대에 어울리는 신개념 사무실이다. 케이티 누리집에서는 서울 목동, 충정로, 충무로 등 전국에 있는 400여곳의 케이티 사옥 사무실을 임대한다는 안내를 하고 있다. 목동 한곳에서만 6개층 5000평 넘는 사무실이 임대용으로 나와 있는 상태다.
통신업체 중 케이티만이 할 수 있는 사업 다각화다. 케이티는 공기업 시절 유선전화 사업을 위해 전국에 보유한 건물과 토지를 비롯해 방대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특히 대규모 공간과 인력이 필수적이었던 전화교환 장비가 기술발전에 따라 소형화, 자동화함에 따라 빈 사무실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화국 1~2층 전체를 사용했던 공간이 이제는 작은 방 한곳이면 충분하다.
케이티는 지난해 9월 기준 5조5730억원(공시지가)의 땅과 2조3210억원(장부가)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당부분이 놀고 있다. 케이티는 통신사업 부진을 타개할 도구로 부동산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2010년 8월 부동산 컨설팅법인인 케이티에스테이트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엔 본격 부동산 개발회사인 케이티에이엠시(AMC)를 세웠다. 실제로 지난해 케이티 실적 중에서 부동산 부문 매출 이익은 5000억원을 넘어 유선전화, 무선전화 부문을 넘어서 가장 비중이 높았다. 분양·임대가 2160억원, 매각이 2958억원을 차지했다.
현대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2012년에도 케이티는 부동산 관련 이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통신사업보다는 부동산 사업자로 재조명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학 케이티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도 지난 6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에도 지난해 수준의 부동산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케이티가 유휴자산이 된 부동산을 사업화하는 데는 부담도 적지 않다. 부동산 개발은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데다, 팔고 나면 끝인 1회성 자산이라는 특성이 있다. 또한 전국에 있는 전화국은 도시계획법상 용도 변경이 필요해 케이티만의 계획으로 사업화가 불가능하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