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연임 포석은 2000원 배당? | ||||||
통신사업은 현상 유지…부동산 팔아 문어발식 사업 확장 나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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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배당으로 4866억 249만 2,000원이 소요된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 4420억의 30%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상당액이 부동산 매각, 자회사인 러시아의 NTC 매각으로 만들어낸 1회성 수익이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 순이익의 50% 넘는 금액을 현금배당으로 결정한 셈이다. 이 같은 무리한 현금배당은 이석채 회장의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8.52%에 달하는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인 주주를 만족시키기 위한 배당이라는 얘기다. 한 회계사는 “일반적으로 외국계 지분이 많은 회사는 많은 배당압력을 받는다”면서 “KT가 지난해 부동산을 정리해 수익을 만들고 현금배당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KT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KT는 국민연금이 1대주주이지만, NTT도코모가 2대, 실체스터가 3대 주주이며 탬플턴 등 미국계 사모펀드가 4%대의 지분율을 구성하고 있다”면서 “자사 보유주(6.7%)에 대해서는 배당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배당의 절반 이상이 외국으로 나간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계 지분만으로 의결권의 상당수를 행사하고 있다. 이석채 회장은 외국계 주주들이 반대하면 연임할 수 없다”면서 “무리한 배당의 배경에는 외국계 주주에 대한 고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KT의 1대주주는 국민연금(8.69%)이지만, NTT도코모(NTT DoCoMo)가 5.46% 지분율로 2대, 영국 국적의 투자회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 엘엘피(Silchester International Investors LLP)가 5.01% 지분율로 3대주주다. KT는 이들 주요 외국 주주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매해 순이익의 50% 넘는 금액을 배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들에게 번지는 이석채 연임 반대 KT 주가는 지난 9일 종가 기준으로 주당 3만 2,050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국내 증시가 8~900선으로 떨어졌을 당시 KT 주가는 최저 2만 7350원(2008년 10월 31일)을 기록했다.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넘었으나 KT 주가는 당시보다 4,700원 오르는데 그쳤다. 한 애널리스트는 KT 주가에 대해 문의하자 “그 동안 KT 주가가 오를 동인이 있었냐”고 반문했다. 이어 “올해 KT는 LTE망 등 시설투자로 3조 5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면서 “LTE 시설 투자가 끝나는 시점에 가서야 주가의 상승요인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KT가 최근 실험적으로 서비스했던 스마트 홈패드, 키봇 등이 성과를 보이지 않고, 올해 유무선 통신사업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지만 않다고 말했다. 이어 2G 종료 논란으로 LTE 서비스가 늦어지면서 지난해 투자해야 할 비용이 올해 집중되면서 앞으로의 큰 주가 상승요인 역시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주가는 일종의 경영지표”라면서 “이번 주총에서 이석채 회장에 대한 반발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KT 소액주주들은 2008년 외환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지자 뿔이 났다. 팍스넷 KT 종목 토론방에서는 이석채 회장이 경영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면서 업무상 배임혐의로 고소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은 네이버 ‘KT장기투자자 모임’ 카페를 개설하고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수를 공개하고 있다. 이들은 ‘KT를 부실로 몰아넣은’ 이석채 회장의 연임 반대를 주장하며 업무상 배임혐의로 고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KT 이석채 회장의 책임이라 주장하는 것은 △주파수정책 실패 △2G종료로 인한 막대한 소송비용과 피해 △LTE 도입 지연 △방만 경영 등이다. 부동산 자산 매각에 뛰어든 KT KT 이석채 회장은 통신시장의 정체를 비통신 부분 사업 확장으로 풀어나간다는 계획을 수립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채 회장은 지난달 19일 임원회의에서 “그룹 전체 매출에서 통신과 비통신 부문 비중을 5대5 정도로 만들 계획”이라며 “비통신을 성장 발판으로 삼아 2015년 40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19조에 달하는 유·무선 통신매출은 15년까지 현상유지하고 비통신 분야의 다른 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이어나가겠다는 얘기다. 이석채 회장이 말하는 2015년 40조 매출의 핵심으로 부동산 사업이 꼽힌다. 공시지가 5조원이 넘는 부동산을 소유한 KT는 2010년 8월 현물출자 212억을 통해 자회사 KT에스테이트를 설립했다. 자회사 KT에스테이트가 광화문 KT 신사옥 시행사를 맡고 있다. KT는 자회사 KT에스테이트에게 전국에 산재한 공시지가 5조원 이상의 KT 부동산 관리를 맡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회사 KT에스테이트는 KT가 소유 부동산을 팔아 현금을 만들어 비통신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회사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KT에스테이트는 설립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를 만들어 KT가 보유한 전국의 25개 유휴 전화국 사옥을 자산으로 편입해 유동화하는 작업을 한다”고 밝혔다. 전국 지사, 사옥 매각을 위한 부동산 회사라는 얘기다. 현재 KT 내부에서는 자산을 팔아 치우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 KT직원은 “자산매각은 회사가 어려울 때 최후로 쓰는 방법”이라며 “자산을 매각해 다른 사업을 확장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KT는 과거 IMF 이전의 대기업과 같은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 있다”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회사 내에 팽배하다”고 전했다. KT인권센터 조태욱 위원장은 “지난해 4분기에만 20개의 사옥이 매각됐고, 450개 국사(전화국, 분국의 건물)를 2015년까지 50개만 남기고 모두 매각한다는 계획”이라면서 “전화국은 매각을 하더라도 시설을 옮길 수 없기 때문에 매각한 사옥을 재임대 해야 한다. 재임대를 하려고 매각하는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