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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문어발 사업확장, 초라한 성적표 ‘왜?’

계열사 50개 2년 새 두 배, 자회사 절반 이상이 적자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본업인 통신사업뿐만 아니라 금융, 부동산, 렌트카 등 전방위로 사업 확장에 나선 KT가 계열사들의 실적이 신통치 않아 고민에 빠졌다.

공정거래위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초 27개이던 KT의 계열사 수는 올해 50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기간 동안 스카이라이프, 금호렌터카, BC카드 등 굵직한 기업을 인수 했을 뿐만 아니라 칸커뮤니케이션(광고), KT에스테이트(부동산컨설팅) 등을 신규설립해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섰다.

한국통신 시절부터 보유하던 자산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탈(脫)통신 전략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유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KT가 내세운 사업 확장의 명분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거창한 목표와는 달리 지난해 KT 계열사들이 거둔 실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계열사 늘었지만 수익은 줄어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T 자회사들은 총매출 4조1981억2500만원에 544억66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0년 매출 2조7199억6100만원, 순이익 516억4200만원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두 배 가까이 뛰었지만 순이익은 거의 그대로인 셈이다.

적자계열사도 늘어났다. 2010년 KT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24개 중 적자를 기록한 회사는 8개였지만, 지난해 KT 자회사 30개 중 적자를 기록한 회사가 16개로 전체 자회사의 절반을 넘어섰다.

영화제작배급 자회사인 사이더스 FNH가 29억7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KT뮤직(이하 당기순손실·23억8500만원), 이동통신단말기 사업을 하는 KT M&S(32억5600만원), KT링커스(66억6700만원) 등 주요 자회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면치못했다.

75억 투자한 회사 7000만원에 매각

이처럼 적자 계열사들이 늘어나다 보니 손해를 보고 사업을 접은 경우도 있다. KT는 지난달 2008년부터 약 75억원을 투자한 교육업체 KT에듀아이의 지분을 개인주주에게 7000만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음원서비스업체인 KT뮤직도 지난해 KT가 클라우드 뮤직서비스‘지니’를 론칭함에 따라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도 KT는 지난 2003년 약 2000억원을 투자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PT.KT Indonesia도 사업철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KT의 계열사들이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 대해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가 기존의 자산을 활용해 대대적인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아직 과거의 방만한 운영시스템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며 “KT의 신규 계열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헝그리 정신’이 더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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