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연임 뒤 하락세 가팔라져
‘배당액 확정’ 대책 효과 미미
케이티(KT) 주가가 19일 500원 하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진 3만원을 무너뜨리고 2만9800원을 기록했다. 이석채 회장이 최근 거듭해서 주가 부양 의지를 밝혔지만 시장이 반대로 반응한 것이다.이 회장은 지난 18일 케이티 주가가 한때 3만원선을 위협받자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케이티 관계자는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된 점을 감안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강력한 의지”라고 설명했지만 매입 공시 당일 50원, 이튿날 500원이 떨어졌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과 2011년에도 주총을 앞두고 두차례 자사주 매입을 한 바 있다. 2010년 4만6299원에 2157주, 2011년 4만199원에 4960주를 매입했는데, 이번에 3만550원에 1860주를 추가로 사들여 평균 매입단가를 낮췄다. 케이티는 이 회장 취임 전인 2007년 말 5만7000원선을 기록한 바 있다.
케이티 주가는 이 회장이 지난달 16일 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의 회장 연임에 성공한 뒤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 회장은 주총에서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주 고충을 잘 알고 있다”며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앞으로 3년간 최소 주당 2000원을 배당하겠다”고 밝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향후 얼마 벌거나 영업환경이 변화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배당액을 확정 제시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3년간 매년 배당액을 주당 2000원으로 확정 제시한 탓에, 주가가 하락할수록 결과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엔 외국인 투자자도 계속 지분률을 낮추고 있어 ‘3년간 최소 2000원 배당’이라는 이례적 대책도 주가 부양에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은 이사회 결의사항인데 미리 향후 배당액을 예고한 기업은 처음이다”며 “부진한 엘티이(LTE) 실적 때문에 확정 배당액을 제시해도 주가 회복에 도움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갤럭시에스3와 아이폰5 등 엘티이용 새 스마트폰을 케이티가 팔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2분기까지 엘티이 영향을 받다가 하반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늦은 엘티이(LTE)와 시내전화 매출 감소 등으로 기업 가치에 대한 신뢰를 걸기 어렵다는 게 하락 요인”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