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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성과급 잔치에 뿔난 KT 직원들


이석채 회장 3억5천 상당 주식 받아…직원은 연봉 동결에 한숨만

 



[강은성기자] KT 직원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체감 연봉은 줄어들고 있는데 임원은 성과급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KT는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임원 94명에 대한 자사주상여금을 지급했다. 일종의 '성과급'인데,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급한 것이다.

이석채 회장이 1만1천703주를 받았으며 24일 현재 주가 2만8천원 가량을 적용해 환산하면 3억2천768만원 정도다. 사장단은 2천24주를, 부사장단은 667주를, 전무나 상무는 성과 등급에 따라 461주에서 200여주까지 다양하게 지급받았다.

일반 직원들은 마음이 착잡하다. 직원들은 최근 수년간 연봉이 동결, 혹은 삭감됐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임원들은 매년 정해진 성과금을 꼬박꼬박 챙겨받으니 상대적 박탈감이 큰 것이다.

KT 관계자는 "일반 직원들은 연봉이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나뉘어 있는데 기본급은 평균 3% 선에서 소폭 인상되긴 하지만 성과급은 매년 깎이고 있는 추세"라면서 "성과급이 깎이니 전체 연봉도 줄어드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KT 일반 직원 A씨가 4천만원의 연봉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이 4천만원의 연봉중 기본급은 2천200만원, 1천만원은 성과급, 나머지 800만원은 각종 수당으로 나뉘어 지급된다. 기본급과 수당은 월급으로 나오고, 성과급은 연간 6~8회에 걸쳐 나누어 지급되는 형식이다.

그런데 기본급 2천200만원에서 3%가 올라도 성과급이 최근 수년째 10% 이상 깎이고 있어 A씨의 실제 연봉은 동결 혹은 삭감된 형태가 된 것이다.

또 다른 KT 직원은 "지난해 상여금 포인트보다 올해 상여금 포인트가 100포인트 이상 줄었다"면서 "회사측은 이에 대해 '영업이익' 감소 등으로 인해 성과를 인정할 수 없으니 상여금 포인트를 줄인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회사 매출과 이익을 나누어 여기에 각 직원의 상여금 포인트를 곱해 성과급을 지급하게 되는데, 상여금 포인트 자체가 일괄 감소하면서 직원들의 연봉도 초라해진 것이다.

실제로 KT는 최근 1~2년간 극심한 영업이익 부진을 겪고 있다. 주주들에게 배당할 배당금이 모자라 부동산을 처분한 이익까지 영업이익에 포함, 2천원의 배당금을 맞춰줄 정도였다.

그러나 직원에게 성과급을 줄 때는 이같은 부동산 매각이익은 제외한 순수 영업이익에서 성과급을 계산했다고 직원들은 볼멘 소리를 한다.

이런 차에 임원들은 성과급을 받았다고 하니 직원들의 마음이 좋을리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 홍보실 관계자는 "임원은 급여가 기본급, 단기성과급, 장기성과급 세가지로 나뉘어 있다. 이번에 자사주를 지급한 것은 장기 성과급"이라고 설명했다.

임원의 단기성과급도 1년에 한번 지급되며 장기성과급은 주식으로 지급되나 3년간 팔 수 없기 때문에, 주가를 높이기 위해 임원들이 오히려 열심히 뛰라는 의미로 지급하는 것이라고 홍보실은 설명했다.

하지만 KT 직원은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됐던 김모 전무는 이번에 일반 전무들보다 높은 자사주 상여금을 받았다"면서 "임원들 사이에서도 차별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데다 일반 직원들은 아예 '성과'에 대한 배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회사가 어렵다면서 직원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는데, 고통의 강도가 큰 일반 직원들은 연봉동결로 '분담'을 하고 임원은 '더 열심히 하라'며 성과급을 주다니 참 이상한 고통분담"이라며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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