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왜 스카이라이프에 노무관리담당자를 파견했을까? | ||||||
악화된 KT스카이라이프 노사관계…그 중심엔 K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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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등으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KT의 노사관리시스템이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에서도 그대로 작동되고 있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T스카이라이프 지부는 근거로 △노조선거 개입, △노무담당 임원 보직해임, △본사 직원 30%의 지역지사 발령 등을 제시했다. 특히, 최근 KT스카이라이프에서 발생한 사측의 노조선거 개입은 KT가 그동안 민주노조 무력화를 위해 행하던 전형적인 방법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월 KT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KT스카이라이프의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그 중심에서 끊임없이 거론되는 인물이 KT본사로부터 파견돼 온 인사지원팀 오 모 부장이다. 박태언 KT스카이라이프 지부장은 “지난 우리사주조합장 선거에서 사측의 개입은 굉장했다”며 “조합원들 데려다 술 사주고 집에 가서 설득작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주말에도 팀장들을 할당해 법인카드로 식사를 대접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KT가 노조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해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KT 전 임원이 노조 선거 과정에 회사가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조 간부 및 노조원들과 주 4~6회 술자리를 가지면서 얻은 ‘림프종’으로 사망해 산재를 인정받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KT의 노조선거 개입과 유사한 상황이 KT스카이라이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노조선거가 끝난 다음 날 KT스카이라이프의 노무담당 임원인 이상찬 경영지원센터장이 갑작스럽게 보직해임됐다는 점은 논란은 부추겼다. 경영역량 강화를 이유로 2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전보 인사 단행으로 센터장에 오른 지 채 3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이다. 노조는 “KT는 회사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으면 해당지사장을 날려버리는 상황”이라며 “같은 행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주가가 엄청 빠졌다. 3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17000원 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주가관리의 책임”이라고 해명했다. KT스카이라이프 지부는 이에 대해 사측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태언 지부장은 “노조 선거에서 특정후보를 찍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등 선거개입이 횡행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지지하는 후보가 떨어지자 바로 보직을 해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영지원센터장은 주가관리도 하고 있지만 노무관리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런 본사 직원 30%의 지역지사 발령은 왜?
KT스카이라이프가 최근 발표한 ‘현장영업력 강화를 위한 인력 배치 방안’도 노조를 와해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사 직원 30%를 지역으로 발령내겠다’는 게 사측의 계획이지만 2월 정기인사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비정기 인사를 단행하는 배경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실제 23일 인사조치 발령이 난 15명 중 2명은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이날 인사 발령된 한 노조 조합원은 “KT 노무관리가 우리 회사에서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KT스카이라이프 사측 관계자는 “신규 가입자 확보가 잘 안 되고 있어 현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300명의 전체 인원 중 본사 인력이 2/3 이상으로 경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KT가 노조 선거 끝나고 나면 노조성향의 사람들을 다른 지사로 발령 보내는 시스템이 있다”며 의혹을 키웠다. KT스카이라이프의 영업부진이라는 사측의 해명에 대해 박태언 지부장은 “결합상품 OTS의 부진 때문”이라며 “특히, 본사직원이 많은 이유는 설치 영업은 유통망 계약에 의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대규모 인사는 오히려 상품기획과 영업정책과 물류 등을 관리하는 본사 기능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결국 KT예속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태언 지부장은 “지난주 금요일까지 지원자는 2명에 불과했다”며 “본사 직원의 30% 지사 발령은 결국 본인 의사와 반하는 상황으로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원들이 인사발령 대상이 될 것이라는 풍문이 들리면서 벌써 1명의 노조원이 탈퇴서를 제출했다. 분명한 부당노동행위”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현재 사측의 선거개입에 대해 노동부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의 노조와해 중심엔 KT?
KT스카이라이프 지부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에서 자주 거론되는 인물이 KT로부터 파견돼 온 인사지원팀 오 모 부장이다. 오 부장은 지난해 10월 강서구에 위치한 메이필드 호텔에서 확대간부 교육이 끝나고 팀장급 회의에서 “노조를 장악하는 것은 쉽다”, “2~3개월 노무관리를 하고, 문제 있는 직원 몇 명 날리면 된다”고 발언하는 등 노무관리의 핵심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조합장 선거에서도 ‘노조가 승리하면 KT가 임원급을 비롯해 보직자를 대거 우리 회사에 보내 조직을 장악할 것’이라는 엄포를 놓았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박태언 지부장은 “오 부장의 발언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최근 조합원 1인이 인사위원회를 통해 해고됐다”고 우려를 표했다. KT 본사가 노무담당자를 자회사·계열사로 파견해 노무관리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KT 계열의 KTis 지부의 한 관계자는 “KTis에도 5명의 KT 직원들이 파견돼있고 민주노총과 손잡으려고 하면 그 분들이 직접 개입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도 같은 흐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 역시 “KT의 부당노동행위 전문가들이 KT스카이라이프에도 붙어 있을 것이란 점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고 동조했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박재범 사무국장은 “KT의 많은 자회사와 계열사들의 인사노무 관리 담당자들의 면면을 보면 KT 본사에서 직접 파견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분들로 하여금 계열회사의 노사관계도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KT스카이라이프 현 상황을 우려했다. 한편, KT스카이라이프 인사지원팀 오 부장은 “그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상호교류협력을 통해 KT스카이라이프에서도 KT측에 파견이 된 상황”이라며 “(노조 와해를 위해 파견됐다는)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KT 측 역시 “대표 이사이면 모를까. 한 시람 들어간다고 해서 (노조가 와해)되겠느냐”며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