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톡’ 국내참여자 모집
이통업계 “투자위축” 긴급회의
소비자는 “환영” 기대감
온 국민의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이 사실상 무료통화 서비스 개시를 선언했다. 시장을 빼앗길 처지에 놓인 이동통신사들에는 비상이 걸렸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기대감과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카카오는 4일 아이폰용 카카오톡 설정 항목의 공지사항 메뉴에 ‘보이스톡 베타테스트 참여방법 안내’ 글을 올리고, 무료통화(보이스톡) 서비스 테스트 참여자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5일에는 안드로이드폰용 테스트 참여자 신청도 받을 예정이다. 형식은 테스트 참여자 모집이지만, 업계와 소비자들은 사실상 무료전화 서비스 개시로 받아들이고 있다. 테스트 참여 자격이나 숫자에 제한이 없어 신청자 전원이 무료통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일본에서 보이스톡 첫선을 보이고 지난달 25일 전세계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도 국내에서는 무료통화 서비스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다. 회사 방침이 바뀐 이유와 관련해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해외에서 보이스톡 서비스를 개시한 뒤 ‘왜 국내에서는 서비스하지 않느냐’는 사용자들의 클레임(불만)이 상당히 많이 접수됐고, 인터넷에 편법으로 보이스톡을 사용하는 방법까지 나돌아 주말 동안 (국내에서 테스트 참가자를 모집하기로) 결정이 이뤄졌다”며 “우선은 테스트이고, 정식 서비스 개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무선인터넷을 활용한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는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다. 외국 업체들이 내놓은 스카이프나 바이버 등 애플리케이션이 있고, 국내 포털인 다음과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마이피플과 라인도 인터넷 무료전화 기능을 지원한다. 카카오톡의 행보에 유독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회원수 4600만명, 하루 이용자 2100만명(5월 초 기준)으로, 업계의 독보적인 1위 업체이기 때문이다. 기존 이동전화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 쪽과 마찰을 우려한 듯 카카오는 일단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공지사항에 “보이스톡은 절대 전화나 무료통화가 아니며, 전화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라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보이스톡 중에 전화가 오면 끊기고, 와이파이 구역이 아닌 곳에서는 통화 품질이 낮을 것”이라며 “음성통화가 아닌 음성을 통한 채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은 대책회의를 여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업계 맏형 격인 에스케이텔레콤(SKT)은 보도자료를 내어 “이동통신사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모바일 인터넷전화 확산은 투자여력 위축으로 인한 정보통신산업 발전 저해, 요금 인상 등으로 인한 이용자 편익 저해 등의 문제를 초래한다”며 “조속한 정책방안 마련이 필요하나 당장 정부 차원의 조치가 어렵다면 시장 차원에서의 적절한 조치가 시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한 시장 차원의 절절한 조치와 관련해 에스케이텔레콤은 “해외의 경우 통신사업자의 요금제 조정 또는 요금 인상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카카오톡의 무료전화 서비스 개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당장 최신버전 업데이트 해봐야겠어요!!”(@Dr_Tire) “서민들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방통위에서는 카톡이 무료통화 서비스 빨리 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maestro_su0) “(통신사가) 뒤집힐 일이 뭐 있어? 해마다 돈잔치 했던 것 포기하고 함께 카카오톡 쓰면 되지 뭐!!”(@witheer) 등의 글들이 잇따랐다.
소수지만 “누구나 (무료통화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맞는 얘기. 그 결과가 이윤창출을 위한 목적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통신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닐까?”(@bitmuri)라며 통신사 쪽 손을 들어주는 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