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콘텐츠부문 분사 추진하나
김일영 부사장 "콘텐츠 조직, 현재 KT와 맞지 않다"…지주회사, 사회적합의돼야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2012.07.11 05:00
KT가 콘텐츠 부문 분사를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다양한 방식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검토해왔으며 당장 지주회사 전환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단계적 사업부문 분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일영 KT 코퍼레이터센터 부사장은 10일 본지 기자와 만나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콘텐츠 관련 조직은 성과급 등 연봉체계가 지금의 KT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콘텐츠 부문의 분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KT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M&C(Media&Contents) 부문을 신설하고 부문장으로 CJ에서 영입한 미디어 전문가 김주성 부사장을 임명했다. 이에 대해 KT 안팎에서는 KT가 분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콘텐츠 부문은 업무방식이나 분위기가 기존 KT와 다르기 때문에 별도 회사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KT 다른 관계자도 "김 부사장은 분사한 콘텐츠 전문 기업 CEO 임명을 염두에 두고 영입했다"며 "바로 분할하기가 여의치 않아 콘텐츠 관련 업무를 한 조직으로 우선 합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SK텔레콤은 같은 이유로 플랫폼 부문을 분할해 SK플래닛을 신설했다. 특히 SK텔레콤은 SK플래닛을 분할하기 앞서 플랫폼 부문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은 먼저 진행했다. KT도 같은 순서로 미디어와 콘텐츠 부문을 분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주회사 전환은 당장 추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KT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기 위해서는 자금이 많이 소요되는데다 공정거래법 개정 등이 필요해 객관적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KT가 너무 커서 KT를 지배할 지주회사를 만들기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보유할 수 없다. KT 지주회사가 비씨카드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 개정이 이뤄져야한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보유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18대 국회에서 무산됐지만 정부는 규제완화 차원에서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KT가 지주회사 전환에 아주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석채 KT 회장은 KT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질문에 대해 "나보다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는 KT가 특정 대주주가 없는 만큼 사회적 컨센서스가 이뤄져야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정거래법은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개정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