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올레KT=몰래KT?
KT가 통신요금을 최대 50% 할인해 주는 ‘가족결합할인’ 혜택을 중단하며 말을 번복하고 사용자를 속여 빈축을 사고 있다.
KT는 7월 6일 이후 가족결합할인 사용자가 LTE 요금제에 새로 가입하면 가족결합할인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가족결합할인을 받고 있는 LTE 사용자들에 대한 혜택도 중단했다. 이들은 사전 고지도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일반 요금할인 상품인 ‘LTE 스마트 스폰서’ 가입자로 전환됐다.
가족결합할인은 최대 50% 할인이 가능해 LTE 스마트 스폰서보다 혜택이 더 크다. 이에 따라 당장 요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용자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상담센터에는 사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일부 사용자들은 KT가 사전 고지도 없이 혜택을 없앴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용자들이 일방적인 KT의 결정에 분노하며 항의하자 이에 대해 KT는 뒷북 해명을 내놓았다. 가족결합할인을 받던 LTE 사용자들이 일반 요금할인 사용자로 바뀐 것은 정책변경이 아니라 ‘전산장애’ 때문이라는 것이다. KT는 손해를 입은 사용자들에게 환불해 주고 전산을 복구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KT의 생각과 달리 이번 사건은 KT의 대고객 서비스에 큰 오점을 남겼다.
KT가 실제로 가족결합할인 혜택을 중단할 계획이었는지, 정말 전산장애가 일어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KT는 대형 통신사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가족결합할인 혜택을 중단할 계획이었다면 이를 미리 사용자에게 알리고 동의를 구했어야 했다. 전산장애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전산장애가 발생했음을 알리고 이 과정에서 고객이 입게 될 손해와 배상방법 등을 고지하는 게 도리다.
KT는 이동통신시장 2위의 대형 통신사다. 무려 1600만명이 KT를 믿고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KT가 이번 사건처럼 고객응대와 전산관리 등에 미숙한 모습을 보인다면 사용자 신뢰를 잃는 것은 시간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