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방방곡곡에서 유선전화를 쓸 수 있게 해 줬던 KT의 구리 전화선(동케이블)이 광케이블에 자리를 내주고 매각된다. 

19일 KT는 지난 1980년대에서 1990년 말까지 설치된 동케이블 중 2만6,000여톤을 공개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 공개입찰을 거쳐 8월에 매각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KT는 폐기물처리 허가업체들을 대상으로 친환경성ㆍ매입 후 활용 방안 등을 기준으로 매수자를 정하기로 했다. 매각 대금은 광케이블 등 통신망에 재투자된다. 

동케이블은 각 가정에 전화가 보급됐던 1980년대부터 전국에서 전화 통화를 가능케 해 온국민의 편익 증진에 기여했다. 물론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됐다. 특히 1990년대 이후부터는 동케이블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까지 가능해 져 우리나라 정보통신(IT)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하지만 기존 유선전화보다는 인터넷전화ㆍ휴대전화 이용률이 높고 광케이블이 대세인 요즘에는 활용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KT 관계자는 "당시 직원들이 광케이블보다 수십 배 무거운 동케이블을 설치하면서 더위ㆍ추위 등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케이블을 지하에 매설하는 게 아니라 지상의 전봇대에 설치했던 탓이다. 

KT의 동케이블을 매입한 폐기물 업체는 공개입찰 때 제출한 안대로 동케이블을 처리하게 된다. 구리선을 필요로 하는 케이블업체에 그대로 되팔거나 구리만 추출해서 재활용할 수도 있다. KT 측은 "앞으로도 광케이블로 대체되는 동케이블을 매각할 수는 있겠지만 동케이블이 여전히 필요한 분야가 있다"며 "동케이블이 아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