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김성진 기자]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기탁금 사용내역과 관련한 의혹이 그 껍질을 벗기며 속살을 하나씩 드러내고 있다. 7대경관 선정 투표과정에서 예산 편법집행이 심각했던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9억7900만원의 행정전화 요금 고지서가 7대경관 범도민추진위원회로 청구된 사실도 추가로 밝혀져 논란을 빚고 있다. 심지어 KT가 범도민추진위에 발행한 영수증마저 사후에 작성된 ‘짜맞추기 영수증’이라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7대경관 선정 기탁금 편법사용을 둘러싼 잡음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8월16일부터 11월11일까지 범도민추진위에 기탁된 금액은 총 56억7000만원으로, 이중 33억1600만원은 현금기탁이고 나머지는 약정기탁금이다. 이 금액 가운데 9억7900만원이 행정전화비조로 KT에 납부된 사실이 제297회 제주도의회 1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11년도 세입·세출 결산 심사과정에서 밝혀졌다.
KT가 범도민추진위에 발행한 영수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짜맞추기 영수증’의 흔적이 쉽게 드러난다. 우선 고객명 란에는 범도민추진위원장인 부모 씨의 이름이 기재돼 있지만, 서비스번호 란에는 제주도청 전화번호인 ‘710-3955’번으로 돼 있다. 또 이용기간 란을 보면 ‘2011.10.26~10.26’으로 표기돼 단 하루만 이용한 것으로 돼 있고, 작성일자도 이용기간과 동일한 ‘2011.10.26’로 기재돼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영수증 수납필 일자마저 ‘10.26’으로 찍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기간=작성일자=수납일자(10.26). ‘짜맞추기 영수증’이란 사실을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이와 관련해 18일 도의회 예산결산특위 심사에서 김영심 의원(통합진보당)은 “영수증을 보면 당일 날짜로 영수증이 작성돼 당일 청구되고, 같은 날짜의 수납필이 찍혀 있다”며 “말도 안되는 영수증”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