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2.6조 자산 얼마나 떼어내나
KT가 13일 이동전화(개인고객부문)와 시내전화를 핵심으로 한 홈고객부문을 헤쳐모여하기로 한 가운데 새로 설립할 예정인 회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KT가 기존 부동산 개발 회사 외에 별도의 부동산 전문 회사를 만들 것으로 알려지면서 12조원이 넘는 KT의 자산활용 방법과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KT는 신설법인에 일정정도 KT의 자산을 이전(기업분할)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서비스와 네트워크 분리'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KT가 밝힌 부동산 전문기업 설립 목적은 '책임경영에 기반해 부동산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 곳곳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일부 리모델링만 하면 상당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KT에스테이트는 개발, 신설법인은 자산보유까지?
주목할 대목은 KT가 이미 부동산 관련 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KT는 2010년 부동산개발회사인 KT에스테이트를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부동산자산관리회사 KT AMC를 설립해 KT에스테이트 자회사로 뒀다. KT에스테이트는 임대, 리모델링, 개발사업 등 KT 유휴 부동산을 활용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예컨대 KT 영동지사를 지식산업센터와 호텔로 탈바꿈시켰고 부산물류센터에 아파트를 지었다.
KT 관계자는 "KT에스테이트가 개발에 중점을 뒀다면 신설 회사는 부동산을 직접 운영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에스테이트가 개발에 중점을 둔 회사지만 얼마든지 KT가 보유한 부동산을 관리할 수 있다. 결국 KT에스테이트와 신설 회사의 차이점은 KT 자산의 보유 여부뿐이다.
◇통신설비도 이전하나
또 다른 관심사는 어떤 자산이 신설 회사로 이전되느냐다. KT는 "기업분할 성격이기 때문에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야한다"며 "어느 정도 규모로 분할할지, 어떤 자산을 옮길지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유휴 부동산만 이전하면 신설회사는 부동산만 가지고 있는 회사가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업무용이 아닌 KT 보유 부동산을 1조119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유휴 부동산이 유동적이고 유휴 부동산을 공개할 경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유휴 부동산만 이전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통신설비가 없는 부동산만 따로 떼어내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 KT가 부동산 자산을 떼어내는 것이 네트워크 분리를 위한 수순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 이유다. 부동산과 함께 통신설비까지 함께 이전하면 네트워크 분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KT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네트워크 부문 소속의 NSC(네트워크서비스센터)를 지역본부로 통합해 네트워크 부문을 슬림화했다. 네트워크 자산을 이전하기가 더욱 용이해진 셈이다.
◇위성 전문기업 설립도 자산이전 성격
무궁화위성 사업 등 KT 내 위성사업을 별도 기업으로 분리하는 것도 사실상 자산이전과 다를게 없다. 현재 KT는 무궁화5호와 올레1호, 콘도샛 등의 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KT의 위성사업은 보유 위성을 이용해 이용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닌 KT스카이라이프처럼 전문 서비스 기업에 위성을 임대하는 사업이다. 결국 위성 전문기업을 만든다는 것은 KT가 보유한위성 관련 자산을 이전하는 것과 같다. 위성을 포함한 네트워크 부문 이전은 정부인가 사항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기간통신역무 제공에 필요한 전기통신회선설비를 매각하려면 방송통신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위성사업은 특히 허가사업이기 때문에 방통위 인가를 받아야한다.
KT는 "신설법인은 하반기에나 구체화될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은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고 답했다.